▲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칭다오 물류센터를 헐값에 위탁경영을 맡겼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칭다오 한국농수산식품 물류센터 오픈식.< aT 제공>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가 중국 칭다오(청도)에 건립한 물류센터를 대기업에 헐값으로 위탁경영을 맡겼다는 지적이 나왔다. aT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은 29일 국정감사를 앞두고 aT의 ‘농식품 수출 해외전진기지 사업’에 대해 조사한 결과라며 “칭다오aT물류유한공사가 당초 취지와 맞지 않게 방만운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  "혈세 들인 물류센터, 연 7억9200만원에 위탁경영"

박 의원에 따르면 aT는 중국 칭다오 현지에 물류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100% 자회사로 ‘칭다오aT물류유한공사’(이하 칭다오aT)를 설립했다.

이는 한중FTA 체결 대비와 중국 현지에 국내 농식품의 수출을 확대하기 위함이다. 칭다오aT는 2011년부터 중국 현지에 총 면적 1만3669㎡(4142평) 규모의 물류센터 건립을 추진했고, 물류센터는 지난해 8월 오픈했다.

이후 칭다오aT는 물류센터 운영을 현대로지스틱스의 중국법인 ‘상해현대아륜국제화운유한공사’에 위탁경영 형태로 넘겼다. aT에 따르면 현대로지스틱스 중국법인은 칭다오aT에 물류센터 위탁경영비로 연간 440만 위안(약 7억9200만원)을 지불하고, 센터 운용에 대한 수익금을 갖기로 했다.

박 의원은 적자 상태의 칭다오aT가 물류센터 위탁경영비를 너무 낮게 책정함으로써 대기업에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칭다오aT물류유한공사는 2013년 10억790만원, 2014년 3억2000만원에 이어 지난해 6억560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박 의원은 “2013년 7월 31일 칭다오at는 물류센터 공사 도중 현대아륜과 연 444만 위안에 위탁운영 계약서를 맺었다”며 “운영실적을 평가해 계약을 연장하는 단서조항도 넣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제기하는 칭다오aT의 문제는 취지에 벗어난 특혜 제공 의혹으로 번진다. 칭다오 aT는 한국 농식품의 활성화 명목으로 화주사들에게 물류 운송비를 80%까지 지원한다.

이는 현행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기본법 제59조에 ‘농산물 및 식품의 수출 진흥과 식생활 문화 전파 등 해외시장 개척 등에 정책을 시행하여야 한다’고 명시된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하지만 올해 5~7월까지 칭다오at가 지원한 운송비 지원 내역을 보면 대부분 유제품, 커피, 아이스크림 등으로 신선농산물은 찾아 볼 수가 없었다는 게 박 의원의 주장이다.

◇ aT "흑자보고 시작한 사업 아니다"

박 의원의 의혹제기에 aT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aT는 우선 헐값에 위탁경영을 맡겼다는 지적에 대해선 경쟁입찰을 진행해 두 업체가 참여했고, 현대아륜이 40만 위안 더 높게 제시해 낙찰됐다고 말했다. 또 계약 연장가능 조항은 물류센터의 특성상 안정적인 운용을 위한 조치로, 전혀 특혜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aT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물류에 전문성이 없는 우리가 직접 운용한다 해도 수익을 내기엔 어렵다”며 “헐값이란 근거가 없다. 현대아륜도 오히려 적자를 보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고 전했다.

물류센터에 신선농산물이 없다는 지적에는 “검역문제가 우선 해결돼야 한다”며 “검역 해소품목은 지난해 9월 포도뿐으로 파프리카, 딸기 등은 협상을 진행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칭다오물류센터 보관품목은 대부분 중소 농식품 수출업체 제품들”이라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해당하는 대기업 제품은 일부에 국한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