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파크와 모닝의 '경차 전쟁'의 승자가 스파크 쪽으로 기울고 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뜨겁게 맞붙었던 쉐보레 스파크와 기아자동차 모닝의 ‘경차 전쟁’이 스파크 쪽으로 기울고 있다. 당초 연내에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던 신형 모닝 출시가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막판 대역전’ 가능성도 사실상 사라졌다.

◇ 싱겁게 막 내린 경차 전쟁

1998년 처음 선보인 마티즈의 맥을 잇고 있는 스파크와 2004년 출시돼 2008년부터 경차로 분류되기 시작한 모닝은 국내 경차 시장의 ‘양대산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모닝은 늘 스파크보다 한발 앞서 있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닝은 경차 부문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덕분에 스파크는 늘 2등에 머물러야 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스파크의 3분기까지 누적판매량은 5만8011대로, 모닝의 5만1927대를 앞서고 있다. 올해가 3개월 남은 시점에 둘의 차이는 6084대다. 최근 스파크와 모닝의 월간판매량은 수백대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지금 상황에서 역전은 ‘기적’과 마찬가지다.

스파크와 모닝의 간격은 상반기에 이미 꽤 벌어졌다. 그럼에도 ‘경차 전쟁’이 계속 주목을 끈 이유는 ‘신형 모닝’ 때문이다. 기아차는 5년만에 신형 모닝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었다. 스파크가 앞서고 있었지만, 신형 모닝이 투입될 경우 반전이 일어날 가능성은 충분했다. 남은 기간 ‘경차 전쟁’의 최대 관전포인트는 신형 모닝의 ‘막판 대역전’ 여부였던 셈이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는 승부는 결국 물건너 갔다. 기아차가 신형 모닝 출시를 내년초로 미룬 것이다.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기아차가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재 모닝 판매량이 준수한 상황에서, 후속작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신형 모닝이 기존 모닝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차는 당장의 1위 싸움보다 장기적 관점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모닝은 기아차 모델 중 올해 누적 판매 2위에 해당하는 핵심 모델이기 때문에 더욱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스파크와 모닝의 판매 추이 비교. <시사위크>
◇ 8년 만에 왕좌 탈환 앞둔 스파크… 가격 할인 효과 '쏠쏠'

스파크는 2008년 이후 줄곧 모닝에게 내줬던 경차 1위 자리를 되찾을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스파크의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았다. 지난해 신형 모델을 내놓고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섰지만, 실적이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신형 스파크는 좀처럼 모닝을 넘어서지 못했고, 시장의 평가도 모닝 쪽으로 조금 더 기울었다.

스파크의 반전 카드는 가격 할인이었다. 안 그래도 저렴한 편에 속하는 경차에 ‘100만원 할인’이란 파격적 혜택을 제공한 것이다. 스파크는 이 혜택을 처음 선보인 지난 3월, 무려 9175대라는 역대 최대 월간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경차 부문은 물론이고, 상용차를 제외한 전체 차종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일격을 당한 모닝 역시 즉각 파격적인 가격 할인 등을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이후 스파크와 모닝은 ‘할인 경쟁’을 벌이며 엎치락뒤치락 치열한 승부를 펼쳐왔다. ‘경차 전쟁’이 발발한 배경이다.

이처럼 기념비적인 2016년을 보낸 스파크지만, 마냥 안도할 수는 없다. 내년에는 신형 모닝과의 결전을 피할 수 없다. 파격적 가격 혜택으로 맞불을 놓을 수 있지만, 출혈이 불가피하다는 점이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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