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은행 본점.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하나금융지주의 부동산 매각 작업이 표류하고 있다. 여러 알짜 매물을 시장에 내놨지만, 인수후보자들을 찾는데 난항을 빚고 있다. 최저 입찰가를 낮춰가며 재공모에 나서고 있지만 매각 전망은 불투명하다. 

◇ 을지로 별관 등 부동산 매각 작업 ‘지지부진’

하나금융은 올해부터 적극적으로 부동산 매각에 뛰어들고 있다. 그런데 매각 작업 진척 속도는 신통치 못하다. 을지로 별관, 한외빌딩 7개층, 하나빌 연수원 등 대형 매물들을 시장에 내놨지만, 적절한 인수 후보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러 차례 유찰되면서 입찰 기준가도 하락했다. 

을지로 별관 매각도 네 차례나 실패했다. 하나금융은 올초 교원그룹과의 매각 협상이 불발되자 매각 방식을 공매로 전환했다. 그러나 지난 8월부터 최근까지 자산관리공사 공매 시스템 ‘온비드’를 통해 네 차례의 입찰을 진행한 결과 모두 불발됐다.

최저 입찰가를 낮췄지만 소용이 없었다. 첫 입찰에서 제시했던 최저입찰가 1281억원에서 1006억원대로 낮췄으나 적절한 인수 희망자를 찾지 못했다.

하나빌, 한외빌딩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외빌딩 최저입찰가를 406억원에서 348억원으로 낮췄지만 2차례 유찰됐다. 하나빌은 6차례나 유찰됐고, 최저 입찰가는 처음 508억원에서 359억원까지 떨어졌다.

KEB하나은행 본점(옛 외환은행 본점) 매각 작업도 아직은 ‘안갯속’이다. 하나금융은 매각 자문사로 삼정KPMG를 선정하고 지난 8월부터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3월 입찰을 목표를 세우고 현재 인수 희망자를 물색 중이지만, 이렇다 할 인수 후보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인수 후보로 거론되던 중국계 기업들도 최근 인수 의향을 철회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 옛 외환은행 본점 매각도 ‘안갯속’

서울시 중구 을지로66에 위치한 KEB하나은행 본점은 명동 인근에 자리잡고 있어 ‘알짜배기’ 매물로 평가받는다. 대지면적 약 1만1442㎡ 규모 토지 및 연면적 7만4834㎡ 규모 오피스빌딩으로 이뤄져 있다. 개별 공시시가 기준 땅 가격은 3800억원 수준이지만, 매각가는 1조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높은 매각가가 인수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처럼 여러 부동산 매각이 난항을 빚으면서 하나금융도 고민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하나금융은 유휴 부동산을 신속해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매각 작업이 표류하면서 이 같은 전략이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실제로 매각 작업이 잘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시장이 안 좋다거나 인수 희망자가 없다고 해서 당장 매각 방침을 변경하거나 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급매물로 팔아야 하는 상황이 아닌 만큼, 시간을 두고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마냥 느긋한 마음으로 기다리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연이은 매각 실패 여파로 매물의 가치가 하락할 수 있는데다, 건물 운영에 따른 비용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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