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세먼지로 인해 뿌옇게 보여지는 국회의사당의 전경. <뉴시스>
[시사위크=우승준 기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대응이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야3당은 ‘가결’에 총력을 기울이는 반면, 새누리당 친박계는 ‘부결’을 강조하고 있다. 새누리당 비박계는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며 여론의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야3당은 탄핵안 가결에 ‘사생결단’의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5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당내에선 (탄핵 부결 시) ‘국회 스스로 해산하자’는 각오로 임하자는 의원들 의견도 있다. 현재는 오직 탄핵에만 집중하자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신임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앙위원회를 통해 “국민의당이 국민의 지상명령을 받들어 탄핵을 최초로 주장했고 국면을 주도해 온 힘으로 탄핵을 기필코 성공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도 같은 날 국회 본청 223호에서 열린 상무위원회를 통해 “정의당은 앞으로 100시간 국민과 함께 박근혜 탄핵을 기필코 관철시켜낼 것”이라며 “국민의 분노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국회가 탄핵 명령을 받들지 못한다면, 국민은 국회의 권한도 박탈할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새누리당도 촛불민심의 여파를 받고 있다. 새누리당 내부에 ‘탄핵 불가피론’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새누리당 지도부는 당론으로 채택한 ‘내년 4월 퇴진 일정’에 대한 입장 표명을 청와대에 촉구했다. 박 대통령이 '4월 퇴진'을 천명하게 되면 당내 비박계의 입장을 되돌릴 수 있다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 “청와대에선 당론으로 정한 내용에 대해 ‘존중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박계는 갈팡질팡하는 모양새다. 새누리당 비상시국위원회의 황영철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새누리당엔) 35명까지는 분명히 탄핵안에 동참할 의원들이 있다. 저희는 가결 정족수를 충실하게 지켜낼 만한 숫자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또 다른 비박계 의원인 하태경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비상시국위에서 탄핵안에 찬성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다”라며 “실제 하야 선언을 했으면 찬성이 많을지 반대가 많을지는 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박 대통령이 ‘9일 본회의’에 앞서 네 번째 대국민담화 및 기자간담회를 진행할 것이란 풍문이 정치권에 팽배하다. 이 때문에 탄핵 표결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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