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임을 앞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인간의 존엄과 권리에 초점을 맞췄고, 힘없고 뒤처진 사람들의 편이 되려고 노력했다”면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지만, 내 마음은 어렸을 때부터 그랬던 것처럼 유엔과 함께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내 평생의 영광이었다. 나는 떠날 준비를 하고 있지만, 내 마음은 어렸을 때부터 그랬던 것처럼 유엔과 함께 머물러 있을 것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오는 31일 퇴임을 앞두고 193개 회원국 대표들에게 작별 인사를 전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그는 현지시간으로 12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고별연설을 가졌다.

반기문 총장의 소회는 남달랐다. 6·25전쟁 후 유엔의 지원으로 먹고, 유엔이 지원한 책으로 공부했던 그에게 “유엔의 힘은 결코 추상적이거나 학문적이지 않은 삶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유엔의 어린이’로 소개한 반기문 총장은 “유엔이 가진 연대는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유엔에서 재직하는 동안 깊은 감사의 마음이 매일 더 커졌다”고 말했다.

때문일까. 반기문 총장은 “인간의 존엄과 권리에 초점을 맞췄고, 힘없고 뒤처진 사람들의 편이 되려고 노력했다”고 고백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분쟁, 난민사태, 질병과 재난, 기후변화 등의 난제를 만났지만 “가장 절박한 위기에 맞서는 국제사회의 단결된 힘”으로 “수천만 명의 인명을 구하고 보호했다”는 데 자부심을 느꼈다.

하지만 고통과 분쟁, 여성·아동에 대한 폭력과 착취, 인종 간 증오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유엔의 과제가 적지 않다고 생각했다. 반기문 총장은 “모든 사람은, 어디에서든, 빈곤과 공포에서 벗어나 살 수 있는 권리를 지닌다”면서 “이런 원칙이 우리가 하는 일을 계속 이끌고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국에 대해서도 감사의 마음을 나타냈다. 반기문 총장은 “한국 정부와 국민에게 나의 가장 진심어린 감사를 표하고 싶다”면서 “지난 10년 그들의 전폭적 지원은 제가 세계 평화, 개발, 인권을 위해 자랑스럽게 일하는데 있어 격려의 원천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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