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순실 씨는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을 지낸 정현식 씨의 폭로로 상황이 어려워지자 같은 재단 부장 출신 노승일 씨에게 “왜 정현식 총장이 얘기한 것을 못 막았냐”며 질책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최순실 씨는 귀국을 앞두고 측근들에게 입단속을 주문했다. 태블릿PC가 공개된 데 이어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을 지낸 정현식 씨의 폭로로 “큰일났다”고 생각하던 때였다. 당시 정씨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최씨의 지시로 SK그룹을 찾아가 80억원의 투자 유치를 추진했고, 당시 안종범 정책조정수석이 확인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정씨의 폭로가 당황스러웠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4차 청문회에서 공개한 통화 녹음에서 최씨는 “왜 정현식 총장이 얘기한 것을 못 막았냐”며 측근을 질책하기도 했다. 통화는 최씨가 독일에서 귀국하기 3일 전인 지난 10월27일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최씨와 통화한 측근은 K스포츠재단 부장을 지낸 노승일 씨다. 그는 최씨에게 사건 현황을 보고했다. 최씨가 SK에 K스포츠재단 출연을 강요한 사실과 관련 정씨가 “다 얘기했다”면서 “정춘동 이사장과 김필승 이사도 막으려 했는데 본인(정씨)이 너무 완고했다”고 설명했다.

급기야 최씨는 노씨에게 은폐를 지시했다. “얘기를 좀 짜보라”는 게 최씨의 주문이었다. 이어 그는 안종범 전 수석의 반응을 묻고, 노씨가 ‘교체’ 가능성을 얘기하자 깜짝 놀라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믿었던 안종범 전 수석은 검찰에 출석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등은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한 일”이라며 자신의 책임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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