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삼성페이의 영역 확장에 나서 이유에 관심이 집중된다.<삼성전자 제공>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삼성전자의 삼성페이가 영역확장에 분주하다. 중저가폰 탑재에 이어 타 기종에서도 쓸 수 있는 ‘삼성페이 미니’를 준비 중인 것. 당초 목적이었던 ‘스마트폰 경쟁력 강화’보다 자생력 확보에 나선 모양새다.

2015년 9월부터 서비스가 시작된 삼성페이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탄생됐다. 구형 결제단말기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 은행권, 카드사들에게 별도의 수수료를 받지 않는 정책 등으로 급격히 성장했다.

국내에선 출시 9개월 만인 지난해 5월 누적결제 1조원을 넘겼고, 같은 해 9월엔 2조원을 돌파했다. 또 지난해 말에는 국내에서 마지막 보루로 남아있던 신세계 계열사까지 입성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장세가 뚜렷하다. 출시 1년 만에 10개국에서 서비스 중이며, 통합 거래건 수는 1억 건을 넘겼다. 현재는 전 세계 500개 이상의 주요 은행 및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유니온 페이, 마스터 카드, 비자, 알리페이 등과 협력하고 있다.

출시 1년 4개월 현재 삼성페이를 지원하는 삼성전자의 기기가 10종도 안 된다는 걸 고려하면, 삼성페이가 핀테크 시장에 단단히 자리매김한 모습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에 만족하지 않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올해엔 중저가 스마트폰에도 삼성페이의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삼성페이를 금융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눈초리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평균판매단가(ASP)는 200달러 전후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제외하면 중저가 스마트폰의 판매단가는 이보다 훨씬 더 떨어진다. 중저가 스마트폰에도 삼성페이를 탑재한다는 뜻은 삼성페이의 사용자를 모으기 위해 기기를 저렴하게 공급한다는 뜻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타 제조사 스마트폰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앱 ‘삼성페이 미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져 이 같은 해석에 힘이 실린다.

일각에선 핀테크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피할 수 없는 선택이란 시각을 보낸다. 스마트폰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시작된 서비스지만, 스스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동일한 목적으로 시작된 음원서비스 ‘밀크’가 시장에서 도태돼 사라진 경우가 좋은 예다.

밀크뮤직은 삼성전자가 2014년 애플뮤직 등에 대항해 만든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다. 갤럭시 시리즈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제공된다는 점이 특징이었지만, 지난해 아시아 3국 외 지역에서 전면 철수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밀크를 갤럭시 시리즈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무료 제공했지만 결국 서비스가 종료됐다”며 “삼성페이도 같은 절차를 밟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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