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대선 출마 여부를 곧 밝힐 예정이다. 

출마·불출마 여부는 당일 밝힐 예정이어서 '안 원장의 입'에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형국이다.
 
안 원장 측 유민영 대변인은 지난 11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안철수 원장은 민주통합당의 대선후보 선출이 끝나는 대로 며칠 내에 대선 출마에 대해 국민께 입장을 밝히는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며 "안 원장은 지난 7월 '안철수의 생각' 출간 이후 폭넓게 국민의 의견을 들었다. 이제 국민께 보고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안 원장의 측근들은 안 원장이 조만간 입장을 밝힐 것이란 건 알고 있었지만 언제, 어떤 형태로 이를 선언할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는 반응이다. 출마 여부에 대해서도 "본인에게 달린 것"이라고 했다.
 
안 원장이 어떤 입장을 밝힐지는 상상의 영역이지만,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설이 불거지면서 시작된 지난 1년간의 정치 행보를 통해 권력 의지를 다져온 만큼 출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지지율 하락 시점이 올 때마다 저서 출간, 총선 투표 독려 동영상 게재 등 '이벤트'를 통한 지속적인 지지율 관리를 해왔다는 점도 이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또 재산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키로 한 점도 예사롭지 않은 행보였다.
 
절대적 지지율을 갖고 있으면서도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당시 박원순 후보에게 양보했을 때부터 '더 큰 도전'을 위한 선택이었다는 관측이 많았다.
 
최근 금태섭 변호사를 통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의 경쟁 구도를 공고히 하고, 이번 공개 문자를 통해 민주당과의 연대 의지를 일부 드러내는 등 이미지와는 다른 '고도의 정치적 셈법'이 작용하고 있는 듯 보이기도 한다.
 
기성정치권의 대체자라는 기대 속에서도 보수-진보의 진영 논리에 기대어 실리를 취해온 측면도 적잖다. 새누리당 재집권 반대 입장을 밝혔고, 4·11 총선에서는 민주당 일부 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표명을 했다. 무엇보다 대선 공약집 수준으로 평가받는 저서 '안철수의 생각'이 야권의 생각과 대부분 일치한다.
 
이런 맥락에서 민주당의 박용진 대변인은 "안 원장은 지금 라커룸(선수 대기실)에 와 있다"고 표현했다.
 
현실적으로도 새누리당의 재집권에 반대 입장을 밝혀 온 안 원장이 야권 지지층의 분열을 초래할 불출마 선언을 택하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예측도 있다.
 
앞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말했던 것처럼 "돌아설 수 있는 시점을 지났다"는 것이다. 실제로 불출마로 본인 스스로는 결심을 했다고 해도 최소한 민주당 후보 등 야권단일후보에게 명분을 최대한 실어줘 지지층 흡수를 유도하는 형태가 되야 하지 않겠냐는 시각도 있다.
 
실제 안 원장 주변 측근들도 출마를 강하게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 원장과 가까운 조광희 변호사는 "출마할 경우 도와드리려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안 원장이 앞서 "대통령이 목표는 아니다"라고 했고,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박원순 당시 후보에게 후보직을 양보한 적도 있어 불출마를 전격적으로 발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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