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전 대통령이 “과거 경험을 살려 한국을 위해 일해 달라”고 당부하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녹색성장 어젠다를 이어받겠다”고 화답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이명박(MB) 전 대통령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회동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MB는 반기문 전 총장에게 팔 벌려 환영하는 모습을 보였고, 반기문 전 총장은 허리를 숙여 “오랜만이다”고 인사를 했다. 19일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 위치한 MB의 개인 사무실에서다.

두 사람의 대화는 30분가량 이어졌다. 하지만 정치적인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반기문 전 총장의 대선 캠프에 MB정부 시절 핵심 인사들이 포진해있다는 점에서 MB의 메시지가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았으나, 지난 10년간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노고를 치하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 경험을 살려 한국을 위해 일해 달라”는 것이다.

이에 반기문 전 총장은 “MB 재임 중에 녹색성장 정책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해 오신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아울러 출간을 앞둔 MB의 자서전 영문판과 중문판이 “잘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함께 배석한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MB는 전직 대통령이 현실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반기문 전 총장의 캠프에 참여하고 있는 친이명박계 인사들도 “MB가 말한 게 아니라, 반기문 전 총장이 개별적 접촉을 통해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이 향후 다시 만날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MB가 추구한 녹색성장과 관련된 중요한 어젠다에 있어서 반기문 전 총장 또한 계승의 뜻을 나타낸 만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회동을 마친 MB는 반기문 전 총장의 등을 토닥이며 ‘파이팅’을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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