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맥도날드 서울역점 입구의 모습. <시사위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맥도날드의 가격인상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실상과 동떨어진 계산법으로 인상폭을 축소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 맥도날드의 가격 정책에는 ‘평균의 함정’이라는 꼼수가 숨어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평균’ 1.4% 올렸다는 맥도날드… 그 실상은?

통계학 이론 가운데 ‘평균의 함정’이란 게 있다. 어떤 현상을 설명하는 데 있어 평균을 사용하면서 나타나는 오류를 일컫는 말이다. 평균이란 최대값과 최소값과의 간극이 커 집단을 대표하는 숫자로는 자격미달이라는 뜻이다.

대표적인 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다. 통계청이 해마다 발표하는 한해 물가 상승지수는 1% 내외 수준이다. 하지만 체감물가는 그렇지 않다.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물가 상승폭은 공식적인 통계의 수배에 이른다.

이 같은 통계와 현실의 괴리를 두고 유경준 통계청장은 “소비자물가는 전체 가구가 소비하는 460개 품목을 대상으로 측정하지만, 개별 가구는 이 가운데 일부 품목만 사용하다 보니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1.4%. 올해 맥도날드 제품의 가격 인상분이다. 우리나라 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비슷한 수준이다. 25일 맥도날드는 “물가 상승과 대비해 최소한의 인상폭을 유지함으로써, 고객 부담을 최소화하고자 했다”며 가격인상은 고육지책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맥도날드의 가격인상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은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맥도날드가 소비자들을 평균의 함정에 빠뜨렸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맥도날드가 밝힌 1.4% 인상폭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눈속임에 가깝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날 맥도날드가 밝힌 가격 인상 품목은 총 24개 제품(▲버거 6종 ▲런치세트 8종 ▲아침메뉴 4종 ▲사이드 메뉴 4종 ▲디저트 2종)이다. 이는 맥도날드에서 판매하는 전체 메뉴 가운데 19%에 해당한다.

문제는 전체 제품의 5분의 1에 불과한 이들 제품에 인기메뉴가 상당수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 ‘출시 100일’ 슈슈버거… ‘10%’ 가격 껑충

버거 6종의 평균 가격 상승률은 ‘5.89%’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물론, 맥도날드가 밝힌 평균 인상률과 큰 간극이 존재한다. 이들 중에는 스테디셀러인 ▲치즈버거(2400원→2500원) ▲더블 쿼터파운더 치즈(6200원→6400원) ▲더블1955 버거(6600원→6800원) 등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슈슈버거는 무려 10%(4000→4400원) 인상된다.

가성비를 앞세웠던 런치 메뉴도 줄줄이 오른다. 대표 메뉴인 빅맥 세트(4700원→4900원)를 포함해, ▲맥스파이시 상하이 버거 세트(4700원→4900원) ▲베이컨 토마토 디럭스 세트(5400원→5500원) ▲쿼터파운더 치즈 세트(5200원→5400원) 등 인기메뉴들의 가격이 상승했다. 런치메뉴 8종의 가격 상승률은 ‘3.71%’다. 이 또한 전체 평균과는 큰 차이가 있다.

매년 30%의 성장률 보이고 있는 아침메뉴도 가격도 뛴다. ▲베이컨 토마토 머핀(2800원→2900원) ▲치킨 치즈 머핀(2800원→2900원)을 포함한 4종의 아침메뉴 인상률은 평균 ‘3.69%’다. 이외에 6종의 사이드메뉴와 디저트 메뉴 가격이 오른다. 이 중 기존 500원에서 600원으로 가격이 변동되는 아이스크림의 인상률은 무려 ‘20%’다.

이처럼 올해 가격 인상되는 주력 상품은 4%를 상회하는 인상률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맥도날드는 가격 변동이 없는 비인기 메뉴 전체를 통계에 포함시켜, 평균치를 낮추는 꼼수를 부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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