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향후 계획에 대해 “여러 사람을 만나고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보겠다”면서 “국가발전을 위해 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국가발전을 위해 할 일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향후 계획에 대해 고민 중이다. 그는 일단 “여러 사람을 만나고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찾아볼 생각이다. 해외로 다시 출국할 수도 있다. 몇몇 정상이 ‘자리’를 제안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반기문 전 총장은 “내 구상과 부합하는 일인지 생각해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기문 전 총장은 9일 서울 모처에서 나경원·강효상 새누리당 의원과 오준 전 유엔 대사, 캠프 대변인을 맡았던 이도운 전 서울신문 편집부국장 등과 오찬 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며 갑작스레 불출마 선언을 한 부분에 대해 서너 차례 미안한 마음을 표시했다. 하지만 자신은 대선 행보를 가졌을 때보다 마음이 한결 여유로워졌다. 그는 “잠도 못자다가 지금은 편하게 잔다”고 덧붙였다.

실제 반기문 전 총장은 귀국 후 한 달여 만에야 딸 내외를 만날 여유가 생겼다. 그는 이날 부인 유순택 씨와 함께 딸 내외가 있는 아프리카 케냐로 떠났다. 차녀 현희 씨가 유니세프 케냐 사무소에서 근무 중이며, 인도인 사위 싯다르트 채터지 씨는 유엔 케냐 사무소 상주 조정관으로 재직하고 있다. 딸 내외와 휴식을 취한 뒤 오는 16일 귀국할 예정이다.

반기문 전 총장은 케냐로 떠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우리 사회가 촛불과 태극기로 갈라지고 있는데 대해 우려를 표시하는 한편 그동안 자신을 지지해온 국민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그는 “개인이 제시하는 의견은 민주사회에서 당연히 좋은 일이지만, 한 문제에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사회 각 분야에서 일하는 국민들을 개별적으로 만날 때마다 감동을 많이 받았다. 정치인들이 사회의 단합, 화해, 통합을 위해 노력해달라는 말씀을 듣고 감동했다”고 설명했다.

반기문 전 총장은 다시 미국행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23일 로스앤젤레스에서 ‘태평양세기연구소(PCI) 빌딩 브리지스 어워드(Building Bridges Award)’ 개인상을 수상하기 때문이다. PCI는 반기문 전 총장의 수상을 결정한 데 대해 “유엔 개혁 및 기후변화 대응에 공로가 크고, LGBT(성 소수자의 통칭)의 권익 향상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