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메이드가 5년 만에 배당을 실시했다.<네이버 거리뷰>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미르의 전설’ 개발사 위메이드가 오랫만에 반가운 소식을 들려준다. 작년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하자 배당에 다시 물꼬를 튼 것이다. 그러나 당기순이익이 여전히 마이너스다. 여기에 영업이익보다 많은 고배당수익이 대주주 박관호 의장에게 돌아가 ‘오너 배 불리기’라는 구설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 순손실 지속… 고배당 최대 수혜는 창업주

위메이드가 최근 간판게임 ‘미르의전설’ 지적재산권(IP) 사업에 힘입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작년 연결기준 4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영업손실이 110억원을 넘나들던 2015년에 비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2014년 315억원의 영업손실 이후 3년 간 이어지던 질긴 적자 고리를 자른 셈이다.

실적 개선과 동시에 위메이드는 배당 곳간을 활짝 열었다. 2012년 2월 이후 중단했던 배당을 5년 만에 재개했다. 지난달 8일 전자공시를 통해 보통주 1주 당 600원의 현금배당 소식을 알렸다. 총 배당액은 약 100억원에 달한다.

특이한 점은 이번 배당이 작년 영업실적을 훌쩍 뛰어넘는 고배당이란 점이다. 경영악화로 한동안 적자를 지속하다 흑자를 내자마자 이익의 2배가 넘는 액수를 배당액으로 지출하는 셈이다.

영업이익은 흑자지만 당기순이익은 여전히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작년 73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분 투자사인 카카오의 주가 하락이 영향을 미친 탓이다. 고배당을 실시할 만큼의 재무구조 안정화가 이뤄지진 않았다는 분석이다.

고배당의 최대 수혜자는 위메이드 창업주인 박관호 의장이다. 배당총액의 절반가량인 48억원을 가져갔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작년 9월 기준, 박 의장은 회사 주식 46.44%를 쥐고 있다. 오너 이익 차원의 배당이란 뒷말이 무성한 이유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배당은 작년 영업이익 개선과 상관없이 그동안 쌓였던 사내 유보금을 주주들에게 환원하는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라며 “특정인을 염두에 둔 배당은 결코 아니다”라고 밝혔다.

◇ 차기작 가뭄 지속… 장기성장 ‘불안’

배당의 근거로 제시한 사내 유보금 비율은 작년 오히려 하락세를 나타냈다. 유보율은 자본잉여금과 이익잉여금을 더한 금액을 자본금으로 나눈 비율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사내 축적된 현금이 많아 투자 여력이 튼튼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위메이드의 유보율은 일 년 새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작년 3분기까지 위메이드의 사내 유보율은 3530%에 그쳤다. 전년 같은 분기 5383%의 유보율에 비하면 약 2000% 가까운 낙폭을 기록한 셈이다. 유보율 자체는 건실하지만, 배당을 재개하기에 시기가 좋지 않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는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2014년 620억원에서 2015년 456억원, 작년 3분기 누적 295억원으로 감소했다.

회사 장기 성장의 원동력이 되어야 할 개발인력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2015년 3분기 499명이던 임직원은 작년 3분기 400명 줄어든 99명에 그쳤다. 특히 개발자는 64명에서 34명으로 반토막이 났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작년 초 개발 자회사를 분사하면서 그쪽에 본사 인력을 재배치한 것에 불과하다”며 “강제적 구조조정이 아니고, 재배치 과정에서의 인력 감소 폭도 크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분사한 게임 개발 자회사 이보게임즈마저 최근 신작 프로젝트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져 개발사업도 여의치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된 매출원인 미르의전설 IP 또한 액토즈소프트와의 법적 분쟁이 장기간 이어지며 입지가 불안하다. 신작 라인업 보강 및 수익구조 다각화를 통한 내실 있는 성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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