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도겸 칼럼니스트
오늘날 우리가 콘서트에서 보는 콘서트 그랜드 하프의 역사는 얼마 안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하프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리라(lyre)’의 역사는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시작된다.

‘음악의 신’ 아폴론이 함께했던 악기가 바로 하프이며, 아내를 구하기 위해 지옥의 신 ‘하데스’를 음악으로 감동시켰던 ‘오르페우스’가 사용한 것도 ‘수금(竪琴)’이라는 하프(Harp)의 일종이다. 그만큼 하프는 달콤한 ‘사랑’을 대표하는 악기로 많은 작곡가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다양한 이름으로 서구 유럽은 물론이고 중동과 아프리카, 아시아 등 세계 전역에서 연주된 하프는 여성 악기라는 편견이 있다. 그러나 서구에서는 19세기 후반까지 전문 하피스트는 보통 남자였으며, 아프리카와 인도 등 일부 지역에서는 지금도 여성이 하프를 만지는 것조차 금기시되기도 한다. 그러나 근래 최고의 하피스트는 대개 여성인 것 역시 사실이다. 한편, 연주용 ‘콘서트 그랜드 하프’는 가격도 높은데다가 악기의 무게가 최소 38㎏에 이르고 케이스도 100㎏이나 되기에 휴대하기 어려워 대중화에 장애가 되기도 하였다.

하프의 매력을 살리기 위한 협연은 주로 오케스트라와 하지만 다른 악기 하나만 고르라면 역시 피아노 협연이 가장 많은 듯하다. 그래서 그런지 1814년 발명가인 요한 크리스챤 디에츠(Johann Christian Dietz)에 의해 피아노와 하프를 합친 클라비어하퍼가 개발되기도 했으며, 1857년에는 쿤과 리쥐웨이가 제작한 비슷한 것이 악기도 제작된 바도 있다. 하지만 두 악기 모두 ‘하프’의 소리를 피아노로 내기 위한 기구에 불과해서 완전한 하프를 재현하지도 못해 얼마 못 가 사장되어 현재는 몇몇 그림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 한혜주 & 신상일 듀오콘서트.
서양의 17~19세기에 역사상 주요 무대로 등장하는 살롱은 서양 상류계급인 귀족의 저택 응접실을 말한다. 유명 미술가의 공식적인 전람회를 비롯해서 훌륭한 예술가의 데뷔장소 등 중요 활동무대였던 살롱에 자주 초대된 악기 가운데 역시 하프가 있었다. 살롱콘서트를 경험한 하피스트 한혜주는 우리나라 3대 사립박물관 가운데 하나인 화정박물관 고 한광호 명예관장의 막내딸로, 그녀가 박물관장으로 재직할 때에는 매달 셋째 주 토요일 살롱콘서트(정기음악회)가 열려 박물관의 복합문화공간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그런 한혜주 씨가 본격적인 연주활동에 나섰다.

2015년 5월, 뉴욕 카네기홀에서의 공연을 시작으로 2016년 10월 베를린 베를린필하모니커 홀, 런던 성 제임스 성당 피카디리에서 초청연주를 한 데 이어 오는 4월 6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피아니스트 신상일 씨와 듀오 콘서트(DUO CONCERT)를 개최한다. 하프(Harp) 최고연주자(Meister) 명칭을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수여받은 한혜주 씨는 이번 콘서트에서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 S. Bach)의 ‘만인의 기쁨이신 주 예수(Jesu, Joy of Man`s Desiring)’ △안토니오 비발디(A. Vivaldi)의 ‘콘체르토(Konzerto)’ △마르셀 그랑자니(M. Grandjany)의 ‘아리아 인 클래식 스타일(Aria in Classic Style)’ △비토리오 몬티(V. Monti)의 ‘차르다시(Czardas)’ △프란츠 슈베르트(F. Schubert)의 ‘세레나데(Serenade)’ △안토닌 드보르자크(A. Dvořák)의 ‘어머니가 가르쳐 주신 노래(Song my mother taught me)’ △클로드 드뷔시(C. A. Debussy)의 ‘몽상(Reverie)’ 그리고 △장 미쉘 다마즈(J. M. Damase)의 ‘콘체르토(Konzerto)’를 선보인다.

국내 최신의 신축 클래식 전용 홀인 롯데콘서트 홀에서 펼쳐지는 따스한 봄날의 하프와 피아노의 듀오콘서트가 어떤 소리의 마술을 펼쳐줄 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 하피스트 한혜주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최고연주자(Meister) 명칭을 받은 하피스트 한혜주는 백석콘서바토리 출강하며, Creative Classical Concert Management 소속 하피스트이다. 선화예중고,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독일 뮌헨 국립음대 최고 연주자과정을 졸업했다. 프랑스 보르도(Bordeux) TV 방송국 초청 독주회, 바리톤 김동섭 & 하피스트 한혜주 듀오 콘서트를 개최했으며, 서울심포니, 폴란드 쇼팽심포니, 러시아 국립 타타르스탄, 우크라이나 키에프, 루마니아 야쉬 필하모닉, 루마니아 플로이에스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러시아 국립 몰도바 심포니 오케스트라, 라세레나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LARS Philharmonic Orchestra), 뉴욕 머킨 컨서트 홀(Merkin Concert Hall), 뉴욕 콘서트 아티스트 교향악단(NYCA Symphony Orchestra) 초청 협연 및 2016년 뉴욕 카네기 홀, 런던 세인트 제임스 교회, 베를린 필하모니 홀 등 다수의 독주회에서 연주했다.

▲ 피아니스트 신상일
듀오콘서트의 피아니스트 신상일은 첼리스트 슈테판 크로피치, 바이올리니스트 정상희와 쉬빙웅엔 트리오(Schwingungen Trio)를 결성하여 활발한 활동 중이다. 유럽 및 한국에서 솔로이스트로 다양한 연주활동 중인 그는 선화예술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예고 재학 중 오스트리아로 유학을 떠났다.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학사, 석사 및 최고 연주자과정을 졸업하고 2009년 이후 북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러시아 마이콥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몬테레이 심포니 오케스트라, 모라비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카르코프필하모니, 유로심포니, 태국 국립교향악단과 협연했고, 오스트리아 비엔나 국제음악 문화증진협회 (Verein fuer Internationale Musik-und Kulturforerderung; IMK) 초청 Rosen Hall 독주회 및 이탈리아의 아르모니에 델라 세라 음악 페스티벌 (Armonie della Sera Chamber Music Festival), 체코의 체스키크롬로프 국제 음악 페스티벌(Cesky Krumlov International Music Festival) 등에서 트리오 콘서트를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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