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바일게임 시장에 '연예인 마케팅'이 격화되고 있다.<각 사 제공>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한동안 잠잠했던 게임 광고업계에 ‘연예인 마케팅’ 열풍이 다시 불고 있다. 지드래곤, 설현 등 유명 연예인이 소개하는 신작게임들이 유저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스타 마케팅은 잘 활용할 경우 브랜드 인지도 극대화를 노릴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거액의 광고전쟁이 대형사 위주의 시장구조를 가속화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 ‘스타=흥행’ 공식 자리 잡은 모바일 게임업계

‘냉장고·아파트 광고를 찍어야 톱스타’라는 말이 옛말이 되고 있다. 최근 지상파 TV를 틀면 신작 게임출시를 알리는 연예인들의 광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업계 최고 몸값으로 알려진 스타까지 모델로 속속 나서면서 ‘별들의 전쟁’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소강상태를 보였던 연예인 게임광고는 작년 말부터 다시 과열양상을 보였다. 특히 과거 유명 아이돌에 한정됐던 섭외모델이 배우와 감독 등 다양한 업계 저명인사까지 뻗어나가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12월 출시한 넷마블 ‘리니지2:레볼루션’은 배우 김명민을 모델로 TV광고를 집행했다. 게임 광고답지 않게 사극이 생각나는 토속적 분위기로 이색적인 매력을 뽐냈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레드나이츠’는 박찬욱 감독을 섭외해 중장년 유저층을 직접 겨냥했다. ‘리니지2:레볼루션’은 출시 이후 한류 스타 지드래곤이 바통을 이어받아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특히 인지도가 낮은 신작 게임일수록 대중적 연예인을 전면에 내세우는 경향을 보였다. 신스타임즈 신작 ‘태양’은 김건모, 우주소녀, 몬스타엑스 등 모델별로 다양한 버전의 주제곡을 선보이는 이색 마케팅을 펼쳤다. AOA 설현이 광고한 ‘여명’은 출시와 함께 양대마켓 인기 1위를 석권했다. 막대한 비용 부담은 있지만, 이용자 유입에는 확실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선 스타마케팅이 불러온 게임의 대중화를 순기능으로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내가 좋아하는 스타가 게임을 광고하면서, 게임을 즐기지 않던 이들도 한번씩 게임을 즐기게 됐다”며 “사전예약 단계부터 이용자를 유입할 수 있는 인지도 높은 모델일수록 선호도가 높다”고 밝혔다.

◇ 과열된 스타마케팅… 대형 퍼블리셔만 ‘방긋’

‘별들의 전쟁’은 모바일게임 시장으로 진입할수록 격화양상을 보였다. 회전율이 빠른 모바일게임의 경우 초반에 승기를 잡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이는 마케팅 비용을 가파르게 상승시키는 기폭제로 작용했다.

민경욱 새누리당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상파 3사의 게임광고 수입은 2012년만 해도 48억3,000만원이었다. 그러나 2015년 923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불과 3년 사이 19.1배 치솟은 셈이다.

공격적 마케팅은 업계에 ‘양날의 검’으로 작용했다. 게임시장이 높은 마케팅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대형사 위주로 편중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양대마켓 인기 게임순위 20위권 내에는 넷마블, 넥슨, 엔씨소프트, 카카오 등 대형게임사의 게임이 다수 포진돼 있다.

중소게임사 관계자는 “스타광고를 하고는 싶지만, 돈이 없어서 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과거 PC게임 시대 때도 연예인 마케팅은 있었지만 주로 배너광고에 그쳤는데, 지금은 지상파 TV광고로 나오니까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갈린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스타마케팅’이 가져올 유통위주의 게임사업 재편효과를 우려한다.

게임개발자연대 관계자는 “과거엔 능동적으로 게임을 찾아 즐기던 유저들이 이젠 본인의 귀에 들려오는 게임이 아니면 아예 찾아보질 않는다”며 “광고전쟁이 격화될수록 대형 퍼블리셔의 입김이 강해지고, 자체 개발보다는 저렴한 해외게임 판권을 사와 국내 출시하는 경향이 짙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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