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장 및 비상장 2715개사 중 지난해 회사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은 임원은 70명으로 집계됐다. <픽사베이>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임원의 보수와 회사 실적과의 관계는?’ 기업에 관심이 많은 호사가들이라면 한번쯤 생각해봤을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관계없음’일 듯하다. 보다 명확한 이유를 알고 싶다면 다음의 조사 결과를 확인해 보자. 아마 절로 고개가 끄덕여 질 것이다.

◇ 회사는 적자인데… 5억원 이상 챙긴 임원 70명

‘김창근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 허창수 GS 회장, 김영찬 골프존 회장’ 이들의 공통점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한국에서도 내로라하는 굴지의 기업을 이끌고 있는 경영인이라는 점 외에 이들을 하나로 묶는 연결고리는 또 있다. 바로 회사의 실적과는 무관하게 수십억원의 보수를 챙기고 있는 회장님들이라는 점이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상장 및 비상장 2,715개사 중 회사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5억원 이상(퇴직금 포함) 고액 보수를 받은 임원은 70명으로 집계됐다.

적자를 기록한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보수를 챙긴 임원은 김창근 전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이었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은 3,442억원의 적자를 냈다. 하지만 이와는 무관하게 김 의장은 35억500만원을 보수를 받았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김영찬 골프존 회장이다. 대기업 임원들의 틈 바구니 속에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주회사인 골프존유원홀딩스가 200억원의 적자를 봤음에도 김 회장은 24억원을 보수로 챙겼다. 퇴직금까지 더할 경우 금액은 28억원 가까이 늘어난다.

허창수 GS 회장은 적자를 낸 GS건설에서 23억9,200만원을 챙겼다. 또한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23억원), 박관호 위메이드 이사회 의장(21억원)가 회사 실적과는 무관하게 20억원 이상을 받았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도 18억원을 받았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3,000억원대의 대규모 적자에도 두 명의 임원에게 수십억원의 보수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은 2,314억원의 손실을 입은 두산중공업으로부터 17억원을 받았다. 또 LG전자는 2,765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냈지만, 조성진 부회장에게 14억원을 지급했다.

적자 여부를 떠나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대기업 총수는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었다. 현대차(53억400만원)와 현대모비스(39억7,800만원) 등으로부터 92억8,200만원을 받았다. CJ제일제당에서 82억1,000만원을 받은 손경식 CJ회장이 2위를 차지했다.

기업을 통틀어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경영인은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성 회장은 퇴직금 138억4,400만원을 포함해 모두 154억8,700만원을 받았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