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씨소프트 모바일 신작 '리니지M' 출시를 앞두고 리니지 IP 게임 간 격돌조짐이 보인다.<뉴시스/엔씨소프트 제공>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리니지 ‘형제싸움’이 2차전을 맞았다. IP를 쥐고 있는 맏형 ‘엔씨소프트’와 아우 ‘넷마블게임즈’가 또 한 번의 격돌을 앞두고 있다. 리니지 관련 모바일게임만 벌써 3개째 출시되는 가운데, 신작 ‘리니지M’이 넷마블의 독주체제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다.

◇ 19년 된 리니지, 복고전략 먹힐까

‘리니지’와 ‘리니지’가 다시 맞붙는다. 최근 엔씨소프트가 모바일 MMORPG ‘리니지M’의 상반기 국내 출시를 예고했다. 이로써 엔씨소프트 ‘리니지:레드나이츠’ 넷마블 ‘리니지2:레볼루션’에 이어 또 하나의 리니지 모바일 작품이 탄생하게 됐다.

이번 신작이 주목받는 이유는 엔씨의 상징과도 같은 ‘원조 리니지’를 모바일로 살렸다는 점이다. 앞서 나온 두 작품은 각각 원작을 SD로 재해석하거나, ‘리니지2’를 활용한 점에서 차이가 있었다. 이와 달리 리니지M은 ‘리니지1’을 모바일로 완벽히 구현한 작품으로 승부를 건다.

리니지M 그래픽은 업계 대세인 3D 대신 원조와 같은 2D를 택했다. 리니지1의 캐릭터 조작 방법, 혈맹, 대규모 사냥, 공성전 등 원작의 감성과 핵심 콘텐츠를 그대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작년 발표한 리니지 IP 모바일작품 2개가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면서, ‘오리지널 리니지’에 대한 유저들의 높아진 수요를 충족시킬 전망이다.

주요 타겟도 리니지의 추억을 공감할 수 있는 30~40대 중장년층 유저다. 리니지 초창기를 함께한 유저들이 현재 중장년층임을 고려하면, 구매력을 갖춘 게이머들과 원작 세계관에 대한 뛰어난 이해력은 성공 가능성을 더욱 높인다.

◇ 엔씨소프트 ‘설욕전’… 모바일 체력 강화할까

▲ 리니지M은 리니지1의 주요 콘텐츠를 그대로 옮겨놓은 점을 특징으로 한다.<플레이영상 캡처>
엔씨소프트에게 이번 신작이 가지는 의미는 다양하다. 업계 시선은 넷마블과의 ‘설욕전’에 맞춰져 있다. 작년 12월 RPG 모바일 레드나이츠는 비슷한 시기에 나온 넷마블 레볼루션의 ‘대박’에는 못 미친다는 평을 받았다.

모바일 강자인 넷마블에 비해 엔씨소프트는 그간 ‘후발주자’라는 우려를 받았다. PC온라인게임으로 넥슨과 선두를 다투는 엔씨지만, 모바일로의 전향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이에 엔씨가 모바일 게임사업 부문에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리니지M은 앞선 레드나이츠와 달리 MMORPG 장르라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등 온라인게임 때부터 자타가 공인해온 MMORPG 개발 명가다.

일단 초반 성적표는 만족할만하다. 12일 오전 8시 시작된 리니지M 사전예약은 신청 접수 8시간 만에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어 3일 만인 14일에는 사전 예약자가 200만명을 넘어섰다. 앞서 넷마블의 ‘리니지2:레볼루션’이 123일간 340만 사전예약자 수를 달성했던 점을 감안하면 훨씬 단축된 기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전예약에는 언제나 허수가 존재해 실제 성과와 바로 연관 짓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다만 사전예약 당일에 주요 포털 인기검색어에 리니지M이 올랐고, 사전예약 자체가 ‘이 게임을 하고 싶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라 주목할 만한 수치”라고 전했다.

◇ 경쟁 동시에 공생관계… 모바일 최적화 ‘관건’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치열한 경쟁관계로 더욱 부각되지만, 실은 끈끈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상호 지분을 각각 약 8%씩 보유하고 있는 전략적 파트너다. IP 홀더인 엔씨소프트가 넷마블게임즈로부터 거둬들이는 로열티 수익도 쏠쏠하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작년 엔씨소프트는 국내 로열티 매출로 129억800만원을 벌었다. 이 기간, 엔씨소프트의 IP를 활용한 작품은 넷마블 ‘리니지2 레볼루션’이 유일하다. 넷마블이 작년 12월 14일 이 게임을 출시해 연말까지 거둔 수익은 1,209억7,100만원이다. 레볼루션의과 엔씨 리니지 신작의 흥행은 양사 모두에 든든한 수익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재홍 한국게임학회장(숭실대 교수)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IP 사업은 유저가 즐기던 원작 콘텐츠를 그대로 다른 플랫폼으로 살려 게임의 재미를 살리고, 업계에는 또 하나의 효율적인 사업 모델을 보여줬다는 의미가 있다”며 “모바일이 가진 인터페이스나 환경의 제약을 극복해 어떻게 최적화시켜 나갈지가 승패를 가르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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