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서의 전쟁은 피하길 희망한다는 내용의 워싱턴 포스트 기사. <워싱턴 포스트 캡쳐>
[시사위크=정상윤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공식석상에서의 발언은 강하게 하지만, 전쟁은 피하길 원한다는 내용의 미 언론 보도가 나왔다. 군사적 긴장감을 크게 고조시켰던 미 항공모함 칼빈슨 호의 한반도 재배치가 실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미 해군이 공개한 지난 토요일 사진에서 밝혀졌다.

워싱턴 포스트는 18일(현지시각) “한반도 긴장감을 고조시켰던 미 항공모함(칼빈슨 호)의 한반도 재배치 발표가 있었다. 그러나 항공모함은 사실 발표가 있었던 시기 한반도에서 수천마일 떨어진 인도양에 있었다”고 밝혔다.

19일 뉴욕타임즈도 “항공모함은 북한을 향하지 않았다”며 “칼빈슨 호와 다른 세 개의 군함은 호주 해군과의 훈련에 참여하기 위해 한반도에서 남서쪽으로 3,500마일 떨어진 인도양으로 향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핵문제 해법을 도출하지 못하자 한반도의 긴장감은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기간 시리아 폭격을 지시하는 등 군사적 조치 가능성도 암시했다. 회담 이후 백악관 공식 브리핑에서는 “모든 옵션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있다” “중국이 실패하면 미국이 나설 것”이라는 강도 높은 메시지가 나왔다.

특히 칼빈슨 호의 한반도 재배치가 발표되면서 ‘실력행사’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도발에 강력한 메시지를 주는 동시에 대응 ‘옵션’을 갖기 위해 항공모함을 동해로 보냈다”고 발표했었다. 이는 미국의 북한 선제타격설로 발전하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폭풍의 중심이었던 칼빈슨 호는 한반도에서 멀리 떨어져 있던 셈이다.

이에 대한 미 언론의 분석은 분분하다. 미국 측의 의도적인 행위라는 분석도 있고, 해군과 백악관의 원활한 소통이 안 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오해’가 아니라는 전제로 “트럼프 행정부가 가장 까다로운 외교문제에 대해 이중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즉 북한의 도발행위에 기꺼이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의지를 전하면서도, 조종이 불가능한(out of control) 상황은 피하고 싶다는 의미라는 얘기다. 워싱턴 포스트는 “트럼프 정부가 말은 강하게 하지만 전쟁은 피하길 희망”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한편 미 언론들은 논란의 중심이 됐던 칼빈슨 호가 호주 해군과의 훈련이 끝나는 대로 기수를 돌려 이달 말 경 한반도에 도착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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