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분기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실적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통신비 인하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뉴시스>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국내 이동통신3사의 올해 1분기 실적발표가 시작됐다. 단통법에 따른 시장위축 및 마케팅비 감소로 호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다만 현재 가계통신비 인하요구가 거세지는 대선기간이라는 점에서 실적 증에도 웃지 못하는 모양새다.

◇ 이통사 호실적에도 위기 강조

3사 중 실적발표의 신호탄을 쏜 곳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26일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4조2,344억원, 영업이익 4,10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0.1%, 영업이익은 2.1% 증가한 성적이다. 이후 27일 LG유플러스, 28일 KT 순으로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다.

증권가에선 이들 3사의 1분기 영업이익 합계가 1조원을 넘길 것으로 내다본다. 전년 동기대비 9~10% 가량 증가한다는 것으로, 이 같은 추측은 단통법에 따른 시장침체와 마케팅비 절감에서 기인한다.

그러나 이통업계는 호실적을 그리 반기지 않는 기색이다. 오히려 위기를 강조한다. 선거철의 단골메뉴인 통신비 인하 요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각 당의 대선주자들은 ▲기본료 폐지 ▲온국민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 ▲차별적 데이터 제공 등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요금인하를 공약으로 내건 상태다.

이통업계관계자는 “매출은 줄고 영업이익은 오르는 불황형 흑자”라며 “투자자들을 생각하면 실적이 올랐다고 해야 되지만, 난감한 상황이 펼쳐졌다”고 말했다.

▲ 올해 1분기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실적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통신비 인하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사진은 SK텔레콤이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시연한 5G스타디움 모습.< SK텔레콤 제공>

◇ 5G 투자비용, 유통망 지원 등 과제 산적

어쨌건 대선주자들의 공약사항인 만큼, 어느 정도 통신비 인하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각에선 대대적인 요금인하를 진행하기엔 부작용이 많다는 점을 피력 중이다.

우선 요금인하를 위해 마케팅비용 축소를 강제하는 건 시장논리에 맞지 않는 행위로 지적된다. 또 이동통신유통망(판매·대리점)의 몰락이 가속화될 수 있다. 이통사에 따르면 마케팅비용엔 소비자에 지급되는 단말기 보조금 및 판매·대리점에 지급되는 장려금이 포함된다. 2014년 초 이통사 판매·대리점 수는 2만곳이 넘었지만, 단통법 시행에 따른 마케팅 비용감소에 현재 1만6,000여곳 수준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통신기술인 5G에 대한 투자금도 부담이다. 업계에선 5G 투자비용이 30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LTE망 구축비의 1.5~2배 수준이다. 또 5G 서비스가 시작돼도 당장 일반고객들의 지갑을 열기엔 무리가 있다. 대표격인 5G서비스 ‘VR(가상현실)’의 경우 외부와 차단된다는 점에서 이동형 서비스로 적합하지 않다. 자율주행 역시 상용화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일부 업체에선 고화질의 동영상을 좀 더 빠르게 다운로드할 수 있다고 홍보하지만, LTE의 속도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5G서비스는 B2B(기업대 기업)으로 우선 진행될 수 있다”며 “일반 고객들이 직접 사용하기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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