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이통3사가 최근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을 전용폰으로 선보이고 있다.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격돌을 앞두고 틈새시장을 노린 격이다. 일각에선 SK텔레콤이 최고 사양의 제품을 내놓는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에 특혜를 받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업계에선 각 사가 최적의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맞춤형 제품을 받아온다는 게 중론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최근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전용폰으로 출시했거나 할 예정이다. 전용폰은 특정 이통사에서 단독 출시하는 단말기로, 이통사로선 특별한 단말기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각 사별로 어떤 제품이 필요한지 분석한 후 제조사와 협의를 통해 전용폰을 정한다”며 마케팅 전략에 따라 전용폰이 달리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 SKT, 준 프리미엄 제품 고수
우선 SK텔레콤은 5.7인치 대화면의 삼성 갤럭시A7(2017)을 전용폰으로 내놨다. 매년 전용폰으로 공급받던 갤럭시A8에 이은 것으로,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에선 최고 성능을 자랑한다.
특히 A7은 지난해 ‘삼성페이’에 이어 이번엔 방수·방진, 빅스비 기능까지 탑재해, 준 프리미엄 급에 걸 맞는 성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출고가는 58만8,500원으로, 여타 중저가 스마트폰 보다 다소 비싸다.
이는 SK텔레콤이 대화면을 좋아하고 프리미엄 기능을 좀 더 저렴하게 사용하고 싶은 고객들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상대적으로 경제력 있는 중장년층을 고객으로 설정했다”며 “대화면에 대한 수요와 함께 합리적인 준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 KT '실속파' LG유플러스 '최저가'
반면 KT는 SK텔레콤보다 좀 더 실속파를 고객층으로 잡은 모습이다. KT는 오는 21일 삼성전자 갤럭시J7을 출시키로 했다.
갤럭시J7의 출고가는 39만6,000원으로, 방수방진 기능 등은 탑재되지 않았다. 5.5인치 대화면에 3,600mAh 배터리, 삼성페이 도입 등이 장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30만원 대 제품 중엔 동급 최강의 사양”이라며 “가성비를 꼼꼼히 따지는 실 수요층을 공략했다”고 말했다.
또 LG유플러스는 삼성전자의 중저가 제품 중 사양과 가격이 가장 낮은 갤럭시J3를 전용폰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갤럭시J3는 5인치 HD디스플레이와 RAM 2GB, 내부 저장공간 16GB, 1,300화소 카메라, 2,400mAh 배터리 등을 갖췄다. 여기에 방수방진은 물론 삼성페이도 미지원이지만, 가격은 20만원대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정도 출고가면 거의 공짜폰으로 공급이 가능하다”며 “삼성전자란 브랜드와 최저가를 무기로 요금에 민감한 주부나 노인층을 노렸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