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의 신용등급별 대출 건수 및 대출 비중 현황.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국내 2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출범 한 달을 맞아 경영 성적표를 공개했다. 성과는 눈부셨다. 출범 한 달 만에 300만 건 이상의 신규 계좌를 유치한 데 이어 여·수신액도 3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다만 대출 실적이 고신용자에만 쏠려 있는 점은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7월 27일부터 정식 영업을 시작했다. 출범 한 달째인 지난달 27일 오전 7시 기준 누적 계좌개설건수는 307만을 기록,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여신액은 1조4,090억원(잔액기준), 수신액은 1조9,580억원으로 나타났다.

수신금액별 비중을 보면 입출금통장(세이프박스 포함) 39%, 정기예·적금 61%로 각각 나타났다. 여신상품별 고객비중은 건수 기준으로 비상금대출이 52.7%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마이너스통장대출 32.2%, 신용대출 15.1%로 나타났다. 금액 기준으로는 비상금 대출이 6.9%, 마이너스통장이 49.4%, 신용대출은 43.6%였다.

신용등급별 대출 건수를 살펴보면 고신용자(CB사 신용등급 기준 1~3등급)가 66.7%로 가장 많았다. 대출 금액 역시 전체의 89.3%를 차지했다. 반면 중저신용자(4~8등급)의 대출건수와 대출금액 비중은 각각 33.3%, 10.7%에 머물렀다.

이처럼 고신용자에 대출이 집중된 배경을 두고 카카오뱅크 측은 “중·저신용자의 경우 고신용자에 비해 대출 한도와 여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기존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우량 고객 잡기에만 치중한 탓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고신용 고객에게 낮은 대출 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영업에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연합회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신용등급별 금리 현황에 따르면 7월 카카오뱅크의 1∼2등급 대출금리는 3.08%로 은행 17곳(평균 대출금리 4.01%) 중 가장 낮았다. 반면 7∼8등급 대출금리는 7.50%로 은행 14곳의 평균 대출금리(6.98%)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서민을 위한 중금리 시장을 활성화할 것이라는 기대치를 감안하면 아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출범에 앞서 “서민을 위한 금리 혜택을 확대하고 기존 시중은행과는 다른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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