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의 번호이동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통신3사 번호이동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5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8월 통신3사의 번호이동 건수는 43만1,872건으로, 지난 7월 51만805건보다 7만8,933건 감소했다. 지난해 8월 번호이동 수치인 47만1,377건에 비해서도 3만9,465건 줄었다.

매년 8월은 통상적으로 번호이동 건수가 많은 편에 해당하는 달이다. 그러나 올해는 9월부터 통신 시장의 변화가 예고되면서 소비자들이 일시적으로 구매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오는 15일부터 선택약정 할인율이 현행 20%에서 25%로 증가한다. 30일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이 일몰됨에 따라 지원금 상한제 역시 폐지된다.

단통법이 폐지되는 10월부터는 기존 유통점에서 지원하던 보조금보다 더 많은 보조금이 나올 것으로 예상돼 새로운 통신 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가 번호이동 감소로 증명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갤럭시노트8, V30 등의 사전 예약 고객과 아이폰8을 기다리는 잠재적인 구매자들도 더해져 번호이동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스마트폰 커뮤니티에서는 “조금만 기다리면 지금보다 저렴한 가격에 신형 스마트폰을 살 수 있지 않나”며 “당장 폰을 바꾸고 싶은데도 단통법 폐지 때문에 고민이 돼 망설이고 있다”는 의견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2017년도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현황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통신 시장에 큰 변화가 예고되면서 소비자의 기대감이 커지는 한편, 알뜰폰의 귀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통신3사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한 번호이동 건수는 6만3,709건으로 지난 7월(5만9,256건)보다 4,453건이 증가했다. 그러나 통신 시장 점유율은 16.8%밖에 미치지 못한다.

이달부터 약정 할인율 증가, 단통법 폐지 등이 시행되면 알뜰폰의 경쟁력은 더욱 약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알뜰폰 가입 고객은 선불제를 이용하는 단기 가입자가 대다수로, 기존 고객의 유지도 쉽지 않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18일 알뜰폰 업계와 자리를 갖고 “알뜰통신이 국민의 가계통신비 부담을 완화하고 통신서비스 경쟁을 촉발해 통신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데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통신비 정책 변화에 따라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한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큰 만큼 알뜰폰 시장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비 절감에 대한 사명을 가지고 출범했지만 지금은 알뜰폰에 대한 세부적인 지원책 없이는 어려운 상황이다”며 “약자 중심의 대책이 필요하다. 획기적인 도매대가 인하, 최소 3년 이상의 전파사용료 면제 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통사가 중심인 통신 시장에서 알뜰폰은 불안할 수 밖에 없다”며 “모두가 같이 살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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