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인공지능(AI) 프로세서 ‘기린 970(Kirin 970)’을 공개했다. <화웨이 코리아>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중국을 대표하는 제조사 ‘화웨이’가 프로세서 자체에 인공지능을 담는다. 기존 칩셋과 달리 이용자의 ‘사용성’을 학습하는 기술로,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화웨이는 기존 클라우드 성능을 네이티브(native) AI 프로세싱 속도, 반응성과 결합해 AI 경험을 일상에서 구현할 수 있는 AI 칩셋 ‘기린 970(Kirin 970)’을 공개했다.

기린 970 프로세서는 화웨이 최초의 모바일 AI 칩셋이며, 기린 970의 핵심은 신경망 프로세싱 유닛(NPU: Neural Network Processing Unit)이 적용됐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인공지능에 최적화된 칩셋이다. 스마트폰에 탑재됐을 때 사용자의 니즈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고 신속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가능하게 한다는 장점을 가진다.

AI 칩셋은 △삼성전자 빅스비 △애플 시리 △구글 어시스턴트 등과 비교했을 때 구현 방법에서 차이가 있다. 기존 스마트폰 AI는 클라우드를 통해 시행돼 칩셋 자체에서 작동할 때보다 전력의 소모가 더 크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그러나 화웨이는 온-디바이스 AI(On-Device AI)와 클라우드 AI(Cloud AI)를 결합한 모바일 AI 칩셋을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개념으로, 클라우드를 거치는 과정을 생략하기 때문에 전력 소모도 적고 시간도 덜 걸린다.

빅스비, 시리 등이 클라우드 기반의 AI로 업데이트가 가능한 소프트웨어 관점이라면 칩셋에 적용된 AI는 사용자가 이미지를 사용하는지 영상을 사용하는지 등의 사용성을 학습해 효율을 높인다.

칩셋 자체만 비교했을 때도 기존 칩셋과 차이점이 분명하다. 다양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탑재되고 있는 최신 칩셋 퀄컴 ‘스냅드래곤 835’는 인공지능보다 빅데이터 기술에 가까운 NPE(Neural Processing Engine)이 핵심이다.

삼성전자의 최신 프로세서인 ‘엑시노스8895’는 GPU 성능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인다. 엑시노스8895는 Mali G71 GPU을 탑재한 반면, 기린 970 칩셋은 Mali G71보다 성능이 향상된 Mali G72 GPU를 탑재했다.

전작인 ‘기린 960’ 프로세서 대비 20% 더 빠른 그래픽 처리, 50% 향상된 에너지 효율을 제공해 끊김 없는 3D 게임을 이용할 수 있고, 배터리를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쿼드코어 CPU 대비 최대 25배 높은 성능, 50배 높은 에너지 효율을 제공해 동일 AI보다 빠르고 적은 전력으로 스마트폰 작동을 가능하게 한다.

화웨이에 따르면 기린 970 칩셋으로 이미지 인식 테스트 진행 결과, 기존 프로세서보다 빠른 분당 2,000장의 이미지를 처리했다.

화웨이 코리아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이번 기린 970 프로세서는 공식 발표된 ‘모바일 AI 칩셋’으로는 세계 최초다”며 “연매출의 10% 이상을 인공지능 관련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으며, 지난 10년간 약 450억 달러를 연구개발에 투자했기 때문에 개발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AI 칩셋의 구현 방식과 기존 스마트폰 인공지능의 차별점에 대해서는 “다음 달 출시할 메이트 10(Mate 10)에 모바일 AI 칩셋이 처음 탑재될 예정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구현 방법에 대한 정확한 답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화웨이는 지난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11.4%)과 0.7%의 점유율 차이로 애플을 바짝 추격하며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785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고 올 2분기에만 3,84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보이고 있는 화웨이가 이번 AI 칩셋으로 시장을 선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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