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가 갤럭시노트8 공시지원금을 6만원대 요금제 기준 약 15만원으로 책정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통신3사가 7일 갤럭시노트8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지원금 발표로 통신3사는 ‘짠돌이’ 이미지를 굳힐 전망이다.

64GB 갤럭시노트8의 출고가는 109만4,500원이다. 그러나 110만원에 달하는 기기를 구매하면서 6만원대 요금제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지원받는 금액은 15만원 정도다. 10만원대의 고가 요금제를 사용해도 지원금은 25만원 남짓이다.

공시지원금은 신규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출고가에서 통신사별 할인을 해주는 제도다.

7일 각 통신사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SK텔레콤은 ‘band 데이터 퍼펙트(6만5,890원)’ 기준 13만5,000원의 지원금을 제공하며, ‘T시그니처 Master(11만원)’ 기준 23만7,000원이다. KT는 ‘LTE 데이터 선택 65.8’ 요금제에서 15만원의 지원금을 책정했으며, ‘LTE 데이터 선택 109’에서는 24만7,000원을 지원한다. LG유플러스 역시 6만5,890원 요금제에서 15만9,000원을 지급하고 11만원 요금제 선택 시 26만5,000원을 지원한다.

◇ 통신3사 지원금, 요금할인 비하면 턱없어… 소비자 “비싼폰은 무조건 선약"

3사의 공시지원금은 선택약정 요금할인과 비교하면 더 적다고 느껴진다. 선택약정이란, 소비자 권익을 증진시키기 위해 도입됐으며 통신사 지원금 대신 요금제에서 20% 할인을 받을 수 있게 선택지를 늘린 제도다.
 
이에 따라 6만원대 요금제에서는 31만6,800원, 10만원대에서는 52만8,000원의 요금할인이 가능하다. 통신3사가 이번에 발표한 공시지원금은 선택약정에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단통법)에 따르면 선택약정 요금할인은  ‘공시지원금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그러나 정작 통신사가 임의로 책정하는 지원금은 선택약정과 비슷한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선택약정을 선택하지 않는 고객은 ‘호갱’이 될 정도다.

현행 20% 요금할인은 오는 15일부터 25%로 할인율이 상향돼 공시지원금과 더 큰 차이를 보일 예정이다. 24개월 약정 기준 6만원대 요금제를 선택하면 39만5,340원, 10만원대 요금제에서는 66만원의 할인을 받을 수 있어 지원금과의 격차는 3배 가까이 벌어진다.

단통법상 통신사 최대 지원금은 33만원이다. 선택약정 할인율이 25%로 조정되면 최대 66만원까지 할인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더 이상 공시지원금과 선택약정의 비교가 무의미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통신3사간의 공시지원금 차이도 없어 어떤 통신사를 선택하든 비슷한 금액을 할인받는다. 결국, 소비자는 △지원금·선택약정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어떤 선택에 대해서도 고를 선택지가 없다.

갤럭시노트8 지원금이 발표되자 소비자의 불만도 커졌다. 스마트폰 커뮤니티에서는 “선택약정 안하면 바보다”, “너무 짠 거 아니냐” 등의 의견이 지배적이다.

소비자 사이에서는 선택약정 할인율이 앞서 12%에서 20%로 상향된 2015년부터 ‘신형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무조건 선택약정으로 구매해야 한다’는 말이 당연하게 여겨질 정도다.

◇ 지원금 줄고 출고가는 오르고… 통신사 "시장 상황 고려한 금액"

통신사 제휴카드 등 그들의 마케팅에 따라가지 않는다면 110만원 가까이 되는 스마트폰 가격 부담감을 고스란히 고객이 떠안는 셈이다. 여기에 매달 평균 6만원대의 통신비까지 더해지면 가계 통신비 부담은 더욱 커진다.

그렇다고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10년 사용하는 냉장고와 비슷한 가격이지만 휴대폰 교체 주기는 훨씬 짧다. 지난 3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옛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2016년 인터넷이용실태조사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폰 평균 교체 주기는 2년 7개월이다. 교체 이유는 △기기의 고장 △성능 저하 등이다.

점점 줄어드는 지원금에 비해 꾸준히 높아지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고가는 결국 분리공시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통신사 지원금과 제조사 지원금을 따로 공개하면 장려금이 출고가에 얼마나 반영되는지 알 수 있어 출고가의 거품이 빠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공시지원금은 시장 상황에 맞춰 측정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다르다”며 “특정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KT 관계자 역시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중저가 기기에 비해 지원금이 적은 것은 사실이다”며 “신규 단말에 높은 지원금을 책정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고, 대부분의 구매 고객들은 선택약정 요금할인을 선택한다”고 밝혔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단말의 지원금은 초반에 많이 안 나오는 게 사실”이라며 “단통법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되더라도 당장 신형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지원금이 크게 뛰는 등의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관망이다”고 전했다.

현재 통신3사는 갤럭시노트8뿐 아니라 신형 프리미엄 스마트폰 대부분에 대해 고객 구매 지원금으로 요금할인 금액의 절반에도 안 되는 금액을 지급한다. 지원금 상한제 폐지 이후 통신3사의 단말기 지원금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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