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부족 해결 위해 전세계가 머리를 맞대다

하도겸 칼럼니스트

예로부터 우리나라의 자연을 일컫는 표현 가운데 금수강산(錦繡江山)이란 말이 있다. 「비단(緋緞)에 수를 놓은 듯이 아름다운 산천(山川)」이라는 뜻이다. 자주 사용하다보니, 그냥 금수강산이라고 하면 ‘우리나라’를 비유한 말이 되었다. 여기에 우리나라의 길이가 덧붙여져 삼천리(三千里)금수강산이라는 표현까지 사용되었다.

여기서 ‘강’이 바로 우리가 말하는 ‘물’에 해당한다. 한반도 전체에서 압록강, 두만강, 한강, 낙동강, 대동강, 금강은 유로의 길이가 400km 이상으로 우리나라의 6대 하천이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하천법에 지정된 하천의 수는 직할 하천이 62개, 지방 하천이 55개, 준용 하천이 3,807개로 총연장은 30,221km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크고 작은 강들만 그려 놓은 지도를 보면 강들이 마치 실핏줄처럼 이어졌다는 걸 알 수 있다.

천지인 사상에서 땅은 자연이며 사람을 양육해주는 존재이다. 그래서 ‘인내천’과 대비되면서도 결국 같은 말인 ‘땅인 사람’이라는 말도 나온다. 땅에서 태어나 땅으로 돌아가는 사람처럼 우리나라는 대동맥과 같은 6대하천이 흐르고 그리고 실핏줄처럼 작은 하천이 흐른다. 작은 하천도 여름에 집중적으로 비가 내리면 뚱뚱해진다. 겨울에 홀쭉해질 때 물의 양과 비교하면 약 400배 가까이 차이가 나기도 한다. 근데 우리나라는 물부족 국가라고 한다. 정말 그럴까?

동해출신의 수자원 전문가인 최석범 씨가 물 부족 국가에 대한 감춰진 진실을 담은 ‘4대강 X파일’(도서출판 호이)을 펴낸 적이 있다. 1981년부터 한강종합개발과 한탄강 하천정비, 진주 남강댐, 평화의 댐, 횡성댐, 태백 광동댐 등의 각종 평가에 참여한 수자원 기술사다. 수자원 전문가인 저자는 4대강에 16개의 보를 세워서 가뭄과 홍수 대책에 쓰겠다는 정부 주장은 터무니없는 거짓이며 우리나라는 결코 물 부족 국가가 아니라는 점을 조목조목 수치로 증명해 보이고 있다. 자연의 이치에 따르지 않는 무분별한 국토 개발과 성장제일주의가 불러들인 수해, 강 상류 주민들이 입는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지적했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 필요한 물은 약 272억톤인데, 확보 가능한 물은 약 723억톤이니, 우리는 물 풍족국가이자 공급 설비도 잘 갖춰진 물 복지국가라고 설명한다. 4대강 사업에서 이루어진 턴키입찰에 대한 자료와 4대강 사업의 부패를 지적하고 ‘자연 같은 강 복원’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은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간현리 점말 주변에서 촬영한 남한강의 모습.

물은 생명의 근본이다. 하지만 그러한 물이 우리나라와는 달리 지구 전체에서는 그리 풍족하지 않은 상황인 듯하다. 우리나라도 가뭄이 들면 가끔 물 부족 국가가 된다. 올해 UN이 지정한 ‘세계 물의 날(3월 22일)’에 유니세프가 발표한 보고서(Thirsting for future)에 따르면 변화하는 기후와 안전한 식수 자원의 감소로 수년 내에 물 부족 현상이 확대 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40년에는 6억명의 어린이가 물의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지역에 살 것이라고 밝혔다. 즉 어린이 4명 중 1명이 심각한 수질 악화 지역에 살 것으로 예상된다. 물 부족 상황을 개선하고 안전한 식수 및 위생 시설을 확보하지 못하면 많은 어린이들이 질병, 영양실조, 그리고 죽음에 이르게 될 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세계적인 물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도 나서고 세계인이 머리를 맞대는 ‘대한민국 국제 물주간 2017 및 제 1차 아시아 국제 물주간’ 행사가 경주 화백 컨벤션 센터(HICO)에서 9월 20일부터 23일까지 4일간의 일정으로 열린다. 20일 오전 10시 개회식에 이어 수변지역 지자체 가운데 하나인 경상북도 안동시가 주최로 수변지역 지자체 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사단법인 어울누리(이사장 상운스님)와 최은실 커미셔너는 “물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이슈들이 논의되는 이번 포럼을 통해 물의 도시 안동이 물 산업의 허브 역할을 해나가고 있음을 적극적으로 알릴 예정”이라며 “경상북도의 유능한 젊은 아티스트 100명이 참여하는 SDGs 전시회도 함께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무쪼록 세계물포럼의 성과를 이어가고 국제사회 물 이슈 논의의 장에서 한국의 우수하고 풍부한 물 관리기술과 경험 등의 공유를 통한 국제사회 발전에 기여했으면 좋겠다. 아울러, 소원하건대, 필요하다면 보를 개선해서 안되면 철거라도 해서 우리의 젖줄 4대강이 얼른 자연의 모습 그대로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후대에 그대로 아니 더 아름답게 물려줘야 할 우리 삼천리금수강산은 여전히 우리나라의 비유여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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