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산자위 회의실에서 진행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간사를 제외한 청문위원들이 모두 퇴장한 가운데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청문보고서가 채택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13일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의견을 담은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위원들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의 야당의 태도를 지적하며 보고서 채택 직전 퇴장했다. 부적격 보고서는 야당 단독으로 채택됐지만, 민주당도 굳이 ‘적격’ 의견을 병기하자는 의견을 내지는 않았다. 민주당 내에서도 박 후보자에 대한 반대 기류가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산자중기위는 당초 이날 오전 11시 전체회의를 열고 보고서 채택을 논의하려고 했으나 박 후보자가 자진사퇴를 하거나 청와대가 지명철회를 할 가능성을 고려해 오후 3시로 회의를 미뤘다. 하지만 박 후보자나 청와대 모두 별 다른 반응이 없자 부적격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채택하기로 한 것이다.

민주당 소속 위원들은 야당의 청문회 태도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보고서 채택 직전 퇴장했다. 하지만 민주당 간사인 홍익표 의원은 자리를 지켜 청문보고서 채택에 협조했다. 사실상 야당의 부적격 보고서 채택을 '묵인'한 셈이다.

홍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기본적으로 대통령의 인사권은 존중돼야 한다. 청문회 시작 전에 후보자의 적격 부적격을 사전에 전제하고 시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번 청문과정에서 다소 유감스런 부분이 있지만 오늘 원만히 처리되지 못한 것은 여당 간사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병완 산자중기위원장은 “(박성진) 후보자의 자질과 업무 역량을 중심으로 경과보고서가 (기재)돼있다”며 “특히 부적격으로 판단한 근거가 종교관 이런 문제가 아니라 서로 양립할 수 없는 의견을 동시에 인정한다거나, 전에 했던 부분을 뒤바꾸면서 일관성이 없고 또 정직성이 없는 부분에 대해 여러 위원들이 지적한 내용을 중심으로 서술 돼있다”고 설명했다.

야당은 부적격 보고서를 박 후보자에 대한 ‘최후통첩’이라고 보고 있다. 김정훈 한국당 의원은 “여당에서조차 박성진 후보의 거취 문제 대해서 말미를 두 번이나 준거 같다. 자진사퇴를 결정했으면 좋겠다 했는데 결국 부적격 보고서가 채택된 데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청문과정에서 부적격이 결정되면 어떻게 할 것이냐 하니까 사퇴하겠다 답변한 걸로 아는데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고 했다.

야당 단독으로 부적격 보고서가 채택됐음에도 민주당 분위기는 차분한 편이다. 제윤경 원내대변인은 이날 정론관에서 관련 브리핑을 진행했지만 “결과를 떠나, 야3당이 후보자의 적격, 부적격 여부를 사전에 전제하고 인사청문회를 시작하는 태도는 대단히 유감스럽다” “향후 있을 청문회에서는 고위 공직자의 신상이나 도덕성을 문제삼는 것이 아니라 업무능력과 자질 중심으로 좀 더 객관적인 평가가 이루어지는, 내실 있는 인사청문회가 되기를 촉구한다”고 하는 등 박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보고서 채택을 문제 삼지는 않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로 시점이 좋지는 않지만 박 후보자에 대해서는 우리 당 내에서도 반발 기류가 적지 않은 상황”이라며 “국회는 입장을 정했으니 이제는 박 후보자가 입장을 밝혀야 할 때”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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