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진 식약처장이 최근 잇단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월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류영진 식약처장이 의원 질의에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하 식약처)이 잇단 악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취임 초기부터 구설에 시달리더니 이번엔 급기야 ‘빵셔틀(빵 심부름)’ 의혹까지 제기됐다. 식약처는 ‘허위보도’라며 즉각 반박에 나섰지만, 연이은 논란을 둘러싼 곱지 않은 시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최근들어 도마 위에 가장 자주 오르내리는 정부부처는 아마도 ‘식약처’가 아닐까 싶다. 살충제 계란 파동에 이어 생리대 파문, 여기에 식약처를 이끌고 있는 류영진 처장을 둘러싼 의혹까지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다.

12일엔 난데없는 ‘빵셔틀’ 논란이 불거졌다. 이날 한 종합편성채널은 법인카드 사용 내역 등을 근거로 류영진 처장이 휴일마다 직원에게 빵 심부름을 시켜왔다고 보도했다. 이 종편은 “류영진 처장이 특정 제과점 빵을 유난히 좋아해 공무원인 비서에게 매주 빵 심부름을 시킨 것”이라며 “불량 청소년들이 쓰는 빵 셔틀이라는 말이 생각난다”고도 전했다.

식약처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식약처는 13일 공식 입장자료를 내고 “해당 여직원은 지난 정부의 전(前) 처장 때부터 여비서로 근무하며 처장실 손님 접대용 빵 등의 다과를 사온 것으로, 현(現) 처장(류영진 처장) 때 휴일에 직원 빵 심부름을 시켰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해당 여직원이 구입한 빵 등의 다과는 손님 등을 대접하기 위해 구입한 것으로, 구입 할 때 사용된 카드는 처장 업무추진용 카드가 아니라 비서실 물품 구입에 사용하는 기관운영비 카드”라고 설명했다. 해당 여직원은 서울에 거주하면서 월요일 새벽 오송(식약처 소재지)으로 출근하기 때문에 일요일에 미리 빵 등을 구입한 것으로서, 본인 개인의 편의에 따라서 구입한 것이지 ‘기관장의 갑질’로 특정장소 제품이 구입되었다는 보도는 명백한 허위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現) 처장은 부산에서 줄곧 살아왔기 때문에 여의도 지역을 잘 알고 있지 못하며 빵도 즐겨 먹지 않는 편이라, 직원에게 특정 장소의 제품을 사도록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식약처는 이를 명백히 왜곡한 허위보도라고 강조하면서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는 등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에 앞서 류 처장은 ‘여름휴가’로도 곤혹을 치렀다. 시점이 문제가 됐다. 7월 취임하고 나서 8월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휴가를 다녀왔는데, 공교롭게도 살충제 계란 파문이 커지기 직전이었다. 식약처는 류 처장의 휴가에 대해 “살충제 계란 사건 발생(8월14일) 이전인 7월에 계획된 것”이라며 관련 규정을 어긴 사실이 없다는 입장문을 발표했지만, 휴가 복귀 다음날(10일) 류 처장이 "국내산 계란은 살충제로부터 안전하다"고 말하면서 결국 적당하지 않은 시기의 휴가 사용이 미숙한 업무 파악을 부른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 7월 식약처를 이끌게 된 류 처장은 취임하자마자 살충제 계란 파동과 생리대 파문으로 잇따라 도마 위에 올랐다.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질타가 이어지면서 야당에선 류 처장의 해임을 한 목소리로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책임져야 하는 식약처의 수장으로선 전문성과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인 셈이다. 류 처장과 관련한 갖은 의혹과 사퇴 요구로 연일 진땀을 흘리고 있는 것은 식약처도 마찬가지다.

연이은 논란으로 인해 류 청장의 입지는 상당히 좁아진 상태다. 이는 향후 업무추진에 있어서도 강력한 리더십을 갖기 힘든 요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최근 국민들은 살충제 계란, 간염 소시지, 생리대 안전성 논란까지 잇따라 터지면서 불안감이 적지 않은 상태다. 조만간 추석명절을 앞두면서 이런 염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국민들의 안전과 건강을 책임져야 하는 것은 식약처의 의무이자 책임이다. 류영진 식약처장을 둘러싼 논란을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없는 이유이자, 그의 향후 행보에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