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산업의 슈퍼 호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IT시장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들썩이고 있다. 기업의 핵심 기술력을 반도체로 확인할 수 있다 해도 무방하다. 업계의 반도체 사랑이 계속됨에 따라 관련 기업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반도체 슈퍼 호황… 관련 기업들, 경쟁속도 올리기

최근 IT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로 꼽히는 것은 ‘반도체’다. 국내에서도 반도체의 역할은 하나의 생태계를 넘어 국가를 움직이는 성장 동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정부의 높은 관심은 최근 산업통상부 장관이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게 중국 시장 진출을 재검토하라고 밝힐 정도다. 국가의 핵심 기술이 유출되면 산업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고 우려한 것. 산업부의 입장은 국내 기업이 중국에 반도체 생산 공장을 설립하고 특정 집단과 MOU를 체결하면 기술 유출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반도체가 주목받는 것은 급증한 수요와 관련이 있다. 4차 산업혁명에 진입하며 시장 전반에서 반도체 부품을 원하기 때문이다. 반도체의 사용 분야는 매우 넓다.

사용처와 용도에 따라 사용되는 반도체의 종류도 달라지기 때문에 반도체 시장은 더욱 활기차다. 스마트폰·PC·자율주행차 등은 물론이고,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이 연결되는 모든 영역에 사용된다.

이에 따라 반도체 부품에 대한 기업의 경쟁은 심화되고 있다. 대만 반도체 제조사인 TSMC사와 삼성전자는 2018년도 7나노 공정 양산에 대해 ‘최초’ 타이틀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반도체칩의 크기는 작아지기 때문에 ‘7나노 공정’은 곧 기업의 반도체 기술력을 의미하는 셈이다.

나노 단위의 반도체칩은 ‘모바일 AP’로도 사용된다. AP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plication Processor)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통합 반도체칩을 의미한다.

스마트폰은 AP에 따라 구동력이 결정된다. 기기의 두뇌에 해당하는 핵심 역할을 도맡아 하는 ‘반도체’ 기술에 따라 휴대폰의 성능은 크게 달라진다.

최근 성능실험기관 긱벤치에 따르면 애플의 차세대폰 ‘아이폰X’의 AP 구동력이 13인치 맥북프로를 뛰어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이폰X에는 TSMC가 생산한 ‘A11 바이오닉’ AP가 탑재됐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노트8 ‘엑시노스 8895’ AP 역시 10나노 공정의 고도화된 반도체칩이다.

◇ 슈퍼사이클, 당분간 계속될 것

반도체칩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반도체 시장의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수요의 슈퍼사이클은 AI, IoT, 5G 등 기술의 패러다임 전환이 마무리되고, 차세대 기술이 일상 전반에 자리 잡을 때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올해 반도체 수출액은 900억달러(약 101조)로 전망된다. 수출을 진행하는 단일 품목에서는 사상 최대치다.

증권업계 역시 호실적을 예상했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은 최대 78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29조까지 예상된다. 양사의 매출을 합치면 100조가 넘는 규모다. 기업이 ‘반도체’로만 100조가 넘는 규모를 벌어들인다면 새로운 역사를 쓰는 셈이다.

최근 애플이 도시바(Toshiba) 인수전에 참가한 것 역시 반도체 수요가 지속될 것임을 나타내는 방증이다. 도시바는 낸드 플래시 시장 점유율 2위에 해당한다.

앞서 아이폰X는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겨 출시 일정이 지연됐다. 낸드 플래시는 아이폰X 출시를 지연시킨 바로 그 부품이다. 애플의 인수전 참가는 공급난 해결을 위한 ‘특단의 대책’인 셈이다.

다만, 반도체 업계의 호황은 주기가 있는 만큼 불황을 의미하는 ‘실리콘 사이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일본 반도체 기업이다. 미쓰비시전기, 도시바 등의 일본 기업들은 90년대 말 반도체 불황을 겪으면서 실적이 악화됐고, 일부 사업 철수로 이어진 바 있다. 무엇보다 중국 기업들이 반도체에 대대적인 투자를 시작함에 따라 국내 기업이 일본과 같은 길을 걷지 않기 위해서는 향후 대책 역시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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