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자신의 성추행 혐의와 관련 외교관 면책특권이 적용돼 미국 검찰의 기소를 면했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에 대해 “상식에 어긋나는 새빨간 거짓말”이라면서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부인했다. <소미연 기자>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은 박근혜 정부 첫 스캔들의 주인공이다. 대통령의 방미 일정에 수행단으로 동행했다가 주미대사관이 현지 채용한 인턴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파문은 컸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3개월여 만에 인사 참사라는 직격탄을 맞았고, 피의자로 전락한 그 역시 경질과 칩거를 피할 수 없었다. 그로부터 3년 뒤, 사건의 공소시효가 만료됐다. 시간은 또 흘렀다. 여론의 관심이 멀어질 때다.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윤창중 전 대변인의 이름을 다시 불렀다.

◇ “면책특권? 외교부에 물어봐라”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지난 18일 조셉오 팀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미국 워싱턴 메트로 폴리탄 경찰국 소속으로, 윤창중 전 대변인의 사건을 담당한 바로 그 경찰이다. 이날 방송에서 조셉오 팀장은 “경찰 입장에서는 (윤창중 전 대변인의 범죄 혐의가 소명된 것으로 보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인턴 여직원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경찰과 검찰이 각각 수사, 기소로 역할 분담이 확실하다. 따라서 조셉오 팀장은 수사 결과에 확신을 보였다.

문제는 이후다. 검찰에서 윤창중 전 대변인을 기소하지 않았다. 이를 근거로 윤창중 전 대변인은 ‘무죄’를 주장해왔다. 이에 조셉오 팀장은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관할이 아니라 잘 모르겠다”면서도 “미국에선 국가협상법이 헌법보다 더 높기 때문에 외교관 면책특권이 적용되면 검찰에서도 (기소 여부에 대한) 판단을 외교부로 넘긴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건이 외교적으로 무마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다시 말해 윤창중 전 대변인이 면책특권으로 죗값을 받지 않았다는 얘기다.

윤창중 전 대변인은 전면 부인했다. 그는 방송 보도 나흘 뒤인 22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한 호텔에서 <시사위크>와 만나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유는 두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피의자 조사 한 번 없었다는 점이다. 귀국 직후 관용여권을 반납하고 개인여권을 찾아오는 등 “워싱턴 경찰에서 부르면 미국에 갈 준비를 해 놨지만 공소시효 전까지 연락 한 번 없었다”는 게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설명이다. 그는 “조사 없이 경찰에서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한다는 게 상식적인 일이냐”고 반문했다.

윤창중 전 대변인은 면책특권 관련 반론권 행사를 위해 ‘김어준의 뉴스공장’ 방송에 출연할 의향도 나타냈다. 그는 사건 당시(사진)에도 “억측기사가 많이 나가 억울하다”며 사실상 성추행 혐의를 부인했다. <뉴시스>

둘째, 청와대 대변인은 면책특권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 사건 당시에도 우리 당국은 윤창중 전 대변인이 대통령 공식 수행원단이 아닌 관용여권을 소지한 공무출장자 신분으로, 외교관 면책특권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화살은 언론을 향했다. 그는 “외교부에 문의하면 다 알 수 있는 내용을 확인 없이 보도하는 것은 사람을 계속 생매장하겠다는 의도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결백하다면 미국에 가서 조사를 받으란 지적에도 “부르지 않았는데 어디 가서 조사를 받으란 말이냐”며 맞섰다.

◇ “조셉오 인터뷰, 새빨간 거짓말”

다만 윤창중 전 대변인은 변호인 측에서 그간 면책특권 대상으로 주장해온 데 대해선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설사 변호인 측에서 면책특권을 주장했다고 하더라도 외교부에서 받아들일 수 없을 뿐 아니라 “박근혜 정부에서도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예컨대 면책특권을 적용받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워싱턴 검찰에 해당 내용을 요청하고, 이후 워싱턴 검찰 측에서 이를 수용해야만 가능하다는 것. 윤창중 전 대변인은 반론권 행사를 위해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할 의향을 묻는 질문에 “부르면 나갈 수 있다”고 답했다.

앞서 윤창중 전 대변인은 이날 열린 ‘윤창중정치학교’ 특강에서도 ‘김어준의 뉴스공장’ 방송 내용에 대해 “새빨간 거짓말”로 치부하고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자신의 억울함을 이른바 ‘240번 버스 사건’의 운전기사에 비유했다. 윤창중 전 대변인은 “운전기사가 누명을 벗기까지 2~3일이 걸렸는데, 그 시간 동안 악플에 시달리며 자살까지 생각했다더라. 저는 4년4개월 동안 그런 일을 당하고 있으니 이뤄말 할 수 없다”면서 다시 한 번 결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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