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상화폐로 3달 만에 3억 벌었다’의 저자 빈현우 씨. <시사위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기존의 화폐 개념을 거스를 뿐 아니라, 오로지 숫자로만 존재하는 ‘가상화폐’. 심지어 만든 사람 혹은 기관의 정체조차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은 ‘가상화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전 세계에서 엄청난 주목을 받으며 미래 화폐로 부상하고 있는 ‘가상화폐’.

이러한 가상화폐가 새로운 미래를 가져올 거라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는 이들이 최근 크게 늘고 있다. 그들이 바라보는 가상화폐는 무엇인지, 어디서 희망을 본 것인지, 그리고 주의해야할 점은 무엇일지 <시사위크>가 ‘나는 가상화폐로 3달 만에 3억 벌었다’의 저자 빈현우 씨를 만났다.

- 비트코인을 부정적으로 보는 쪽에선 흔히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발생한 ‘튤립 투기’에 비유하곤 한다.
“이렇게 볼 필요가 있다. ‘튤립 투기’ 당시 튤립은 죽어버렸다. 하지만 또 다른 용어로 ‘IT 버블’이란 게 있다. 실제로 IT 버블이 존재했고, 여러 시행착오나 부작용, 실패도 있었다. 단, IT는 죽지 않았다. IT 버블을 거쳐 옥석가리기가 이뤄졌고, 살아남은 것들은 세상을 엄청나게 변화시켰다. 과거엔 존재조차 하지 않았던 인터넷을 활용한 기업의 시가총액이 수십조에 이를 줄 누가 알았겠나.

가상화폐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아직은 초기단계고, 여러 코인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비트코인 외에도 코인이 약 1,100여종에 달한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문제점이나 시행착오가 발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튤립 투기처럼 죽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일정한 기간과 과정을 거쳐 언젠가 반드시 날아올라 세상을 바꿀 것이다.”

- 그렇다면 가상화폐, 그리고 그 핵심기술인 블록체인에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은 무엇이 있을까.
“지금은 예측조차 할 수 없는 많은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특정 집단이 독점한 힘을 분산시키는 ‘화폐 민주주의’ 실현이 핵심인데, 기득권이 가만있을 리 있겠나. 하지만 거대한 흐름을 막아설 순 없을 거라 생각하고, 크고 작은 문제들은 타협과 변화를 거쳐 안착될 것이라고 본다. 지금 그리는 청사진과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 현재보단 더 민주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다만, 내가 보는 진짜 심각한 문제는 다른 데 있다. 블록체인의 기본 개념은 다수결이다. 인구가 늘어나고, 기술·시간 등 여러 한계로 인해 구현하지 못했던 다수결의 원리를 실현하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다수결이 반드시 정의로운 결과만 도출한다고 할 수 있나?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블록체인 기술이 어느 정도 혼재하는 형태로 정착하게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빈현우 씨는 비트코인이 거품이라는 지적에 대해 “튤립 투기가 아닌 IT 버블에 가깝다”고 말했다. <시사위크>

- 가상화폐가 언제쯤 일반화 될 거라 생각하는지? 또 현재는 비트코인 시세의 변동성이 상당히 큰 편인데, 언제쯤 안정화 될까.
“이야기를 할 때마다 조금씩 달라지지만(웃음), 글쎄 한 50년 뒤에는 기존 화폐가 다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또 10년 내에는 실제로 가상화폐가 아주 많이 쓰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생각해보라. 지금도 IoT, 자율주행 같은 기술들이 우리 일상생활에 속속 적용되고 있다. 가상화폐는 우선 이러한 인공지능끼리의 거래에서 사용될 것이다. 그리고 기술이 더 발전해 대중화되면 인공지능과 인간 사이의 거래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때 기존 화폐보단 더 편리한 가상화폐가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기존 화폐는 사라지고, 가상화폐가 대중화 될 것이다

가상화폐는 단 한 가지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특성을 지닌 여러 코인이 만들어질 수 있다. 특정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가상화폐나 특정 서비스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가상화폐 등 다양한 종류의 코인이 사용될 것이다. 이때,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이 기축통화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고, 법정통화 형태의 가상화폐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비트코인의 가격이 크게 요동치지 않고 안정화 단계에 접어드는 시점은 1비트코인의 가치가 1억원을 넘겼을 때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현재로선 안정될 수가 없다.”

- 비트코인이 지닌 가능성은 상당한 의미가 있지만, 일부 사람들에겐 그저 투기의 대상으로 전락한 측면도 없지 않다. 실제로 섣불리 투자를 했다가 낭패를 본 사람도 상당수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투자에 있어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
“내 책을 잘 읽어보면 다 나와 있다.(웃음) 먼저, 가상화폐에 관심을 갖게 되면 별의 별 코인을 다 접하게 된다. 그러나 듣도 보도 못한, 잘 알려지지 않은 코인을 사는 것은 조금 위험하고 문제가 있다. 적어도 10위권 안에 드는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또 하나 잊어선 안 될 점이 가상화폐는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장 내년에 필요한 결혼자금으로 가상화폐에 투자하거나 해선 안 된다. 가상화폐를 산 뒤에는 시세도 볼 것 없고, 거래도 할 것 없이 그냥 잊어버려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상화폐에 대해 공부하고, 확신을 갖는 것이다. 그래야 흔들리지 않는다. 요즘도 가상화폐에 대한 이런저런 뉴스들이 나오곤 하는데, 모두 잔파도에 불과하다. 지금 사도 되냐고 묻는 사람도 많은데, 사도된다. 문제는 언제 파느냐다. 얼마나 큰 그림을 그리고 확신을 가질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 국가를 운영하는 정부 고위층은 가상화폐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내가 알기로, 정부 당국도 블록체인 기술의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상화폐에 대해서는 좋지 않게 보고 있고, 규제 이야기도 나온다. 아무래도 가상화폐를 악용한 사기와 피해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이 발전하기 위해선 가상화폐가 반드시 필요하다. 4차 산업과 블록체인, 가상화폐는 한 몸이다. 가상화폐는 그 중에서도 혈액이 흐르는 핏줄과 같다. 가상화폐를 통제하면서 블록체인과 4차 산업을 육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물론 실제로 사기를 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 그런 것들을 선별할 수 있는 기관이나 협회를 만들면 된다. 하지만 지금처럼 전면적인 규제는 안 된다. 금지시킨다고 해서 막을 수 있는 흐름도 아니다. 나쁜 피가 있으면 그것만 걸러내야지, 피를 다 뽑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세계 가상화폐 시장은 한국을 크게 주목하고 있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정보와 글이 번역돼서 해외로 전파될 정도다. 정부가 조금 더 가상화폐의 가능성에 주목해 가상화폐 강국이 되길 바란다. 규제한다면, 훌륭한 기술은 모두 해외로 나갈 것이고 나중엔 사람들마저 나가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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