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뉴시스/AP>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국제금융기관들은 세계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는데 표를 던지고 있다. 더 적극적인 경제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블룸버그는 6일(현지시각)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가 국제경제 전망을 주제로 하버드대학에서 연 강연내용을 보도했다. “국제경제는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2010년경부터 엿보인 광역적 경기회복세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 라가르드 총재의 분석이다. 유럽‧일본 등 선진국의 투자와 무역이 개선되고 있으며 미국도 올해 평균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판단이 근거가 됐다.

위험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수의 국가들이 높은 수준의 국가부채를 부담하고 있으며, 중국의 경우 그림자금융 문제의 심각성이 지적되면서 국제시장의 불안을 사는 중이다. “많은 나라들이 양극화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사회안전망에 균열이 가고 있다”는 라가르드 총재의 말처럼 소득분배지수의 악화와 극우정당의 득세를 경험한 국가도 있다. 그러나 라가르드 총재는 동시에 이런 불안요소들이 전반적인 경기개선흐름을 바꿔놓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 이날 강연에서 독일과 함께 국가부채의 덫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국가로 뽑혔다. 한국의 정부부채는 GDP의 40%를 넘지 않으며, 무디스 등 국제신용평가사들이 한국의 신용등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정부부채 부문에서 영국‧미국‧일본 등 대부분의 선진국을 100위권 밖에 놓은 세계경제포럼(WEF)의 2017년 국가경쟁력 평가보고서는 한국을 45위로 평가했다.

이는 라가르드 총재가 국내경제에 더 많이 투자할 것을 한국에게 주문한 배경이다. 행정 구조조정을 통한 재정의 효율적 사용과 연구‧개발‧인프라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가 세부사항으로 언급됐다. 라가르드 총재는 국가가 생산력과 임금수준 제고를 위해 더 많은 역할을 맡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해왔으며, IMF는 지난 7월 보고서에서 수요가 부족하고 물가상승률이 낮은 선진국에게 지속적으로 확장적 통화‧재정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 바 있다.

정부지출을 강조한 라가르드 총재의 권고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지난 26일 발표한 ‘2017 아시아 개발전망’과도 궤를 같이한다. 한국의 2017년 예상 경제성장률을 2.5%에서 2.8%로 높인 ‘아시아 개발전망’은 “되살아난 국제수요와 지난 7월 국회를 통과한 98억5,000만달러 규모의 추경예산이 한국의 경제성장 전망을 상향 조정시켰다”고 이유를 밝혔다.

IMF는 보다 자세한 국제경기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오는 10일(현지시각) 발표할 예정이다. IMF가 지난 7월 발표한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은 2017년 3.5%, 2018년 3.6%다. 이날 강연에서 라가르드 총재가 국제경기현황을 ‘보다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 10월 보고서의 경기전망도 상향될 가능성이 점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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