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동 한국금융범죄예방연구센터 소장.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이기동 한국금융범죄예방연구센터 소장은 반전 이력의 소유자다. 한때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의 총책으로 활약한 이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범죄로 징역형까지 살았던 그는 과거의 과오를 뼈아프게 반성한 뒤, 금융사기 범죄 예방 운동가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범죄의 어두운 생리를 몸으로 체험한 그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근절되기 위해서는 “대포통장과 대포폰부터 없어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더불어 현재 처벌 수위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기동 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대포통장에 대한 감시 및 처벌 대책이 강화했다. 실효성이 있었다고 보나. 
“적발되더라도 처벌이 약하기 때문에 확실하게 근절되지 않고 있다. 바지사장을 세워 직업을 만들고 개인통장 또는 법인통장을 개설하는 수법들이 성행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범죄인줄 알고 명의를 빌려준 사람이 ‘모르고 만들어줬다’고 발뺌하면 처벌이 솜방망이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도마뱀 꼬리 자르기 식으로 윗선을 숨겨주는 범죄를 하고 있기 때문에 경찰 수사에 어려움이 많이 있다.”

- 대포통장 감시 강화 후 금융사기 범죄 패턴은 어떻게 변하고 있다고 보나.
“예전에는 대포통장 구하기가 너무 쉬어 일회용으로 큰돈을 사기치고 폐기를 했다. 1일 인출한도가 600만원이기 때문에 딱 이 정도만 사기치고 폐기를 하는 범죄가 많았다. 지금은 대포통장 매입가격도 올라갔고 통장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사기를 당하고도 곧바로 인지를 못하는 인터넷쇼핑물 사기와 대출을 목적으로 수수료를 요구하는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비트코인 가상화폐를 피해자에게 구매를 유도해서 상품권 구매 영수증을 사진으로 찍어 전송해달라고 하는 방법으로 돈을 환전하는 범죄 역시 늘어나고 있다.”

- 금융사기 범죄자들은 주로 어떻게 대포통장 양도자를 모집하나. 주로 생활고에 시달리는 피해자들이 유혹 대상이 될 것 같은데.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우선 불특정 다수에게 ‘신용불량자도 대출 해드립니다’ 광고를 내고 신용등급을 올리기 위해서는 통장이 필요하다고 속여 매입하는 방법이 있다. 또 세금 감면 혜택과 고수익을 미끼로 통장 매입하기도 한다. 급전이 필요한 20대 청년들이 주요 타깃이 되기도 한다.”

- 범죄자들에게 명의를 빌려줬을 때, 어떤 처벌을 받는지 잘 모르는 이들도 있을텐데.
“초범은 무조건 벌금이라는 점을 악용해서 유혹하는 경우가 많다. 적발에 따른 벌금은 범죄자가 내준다고 하기 때문에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리고 정말로 불특정 다수에게는 말 그대로 감언이설로 꾀어서 통장매입 후 피해를 입히기 때문에 계속 국민들만 억울한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대포통장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면을 하고 통장개설을 하는데도 이렇게 많은 범죄가 일어나는데 비대면으로 통장을 개설한다면 사고는 더욱 더 많이 일어나는 게 당연하다. 편리함 뒤에는 보안 취약성의 문제가 존재한다. 그 어떤 서류를 강화 시킨다고 한들 사기범들은 그에 맞는 서류를 본인들에게 감언이설로 요구를 하고 그 서류를 가지고 올수 있게 유혹을 하기 때문에 범죄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 대포통장 규제를 완화하려고 하는 움직임도 있다. 근절 대책 강화로 통장개설이 까다로워지면서 선의의 고객들이 피해를 본다는 이유인데. 어떻게 생각하나.
“은행에서 많은 서류를 원하기 때문에 주부나 실업자, 학생 등은 통장을 개설 할 수가 없어 불편하다. 빈대 잡자고 집을 다 태울 수는 없는 법이다. 사기범들로 인해 정상적인 사람들이 불편함을 겪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 대포통장과 보이스피싱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어떤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보나.
“일단 금융범죄가 사라지려면 대포폰과 대포통장이 사라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의 처벌 수위가 보다 강화돼야 한다고 본다. 양형위원회에서는 처벌 양형기준을 올릴 필요가 있다. 통장 양도에 심각성에 대한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고 본다. 최근 소년원을 돌며 금융범죄 예방 강연을 하고 있는데, 어린 친구들이 범죄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 연휴기간 금융범죄가 더욱 들끓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주의를 당부할 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연휴인만큼 많은 소비가 일어나고 돈도 많이 필요하며 여행도 많이 다닌다. 포털사이트나 중고나라에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권 가전제품 물건들을 올려놓고 현금을 유도해 돈만 가로채가거나 행위 숙박 펜션에 유령회사를 만들어 놓고 예약을 해야 한다며 선입금을 유도하는사기가 성행할 수 있으니 주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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