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자본잠식’ 불구 매년 퇴직자에 고가 기념품 제공
정부 ‘방만경영 정상화계획 운용지침’ 나 몰라라

2014〜2016년도 한국광물자원공사 퇴직자 기념품 지급 현황. <어기구 의원실 제공>

[시사위크=김민성 기자] 해외자원개발 사업 실패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광물자원공사가 매년 퇴직자에게 순금 반지 등 고가의 선물을 챙겨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허리띠를 졸라매도 부족할 판에 국민의 혈세로 선심을 쓰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광물자원공사는 심각한 경영난에 겪고 있다. 부채비율은 2014년도 219%에서 2015년 6,905%로 크게 증가하더니 현재는 자산보다 부채가 더 많은 완전자본잠식상태에 빠졌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적자규모는 9,874억원에 달한다.

재무구조가 악화된 배경에는 해외 자원개발 실패 탓이 컸다.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광물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암바토비·볼레오·캡스톤 등 해외 프로젝트 사업의 총 누적적자는 7조원에 달했다.

사정이 이렇지만 광물자원공사는 퇴직자에게 고가의 선물을 챙겨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광물자원공사의 ‘퇴직자기념품 지급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매년 퇴직자를 대상으로 1인당 45만원 상당의 순금반지, 13만원 상당의 공로패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2014년 439만원, 2015년 785만원, 2016년 722만원을 퇴직자 기념품으로 지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정부의 ‘방만 경영 정상화계획 운용지침’에 반하는 것이다. ‘공공기관 방만경영 정상화계획 운용 지침’에 따르면 장기근속자에 대한 기념품 지급이나 포상 등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또 퇴직예정자를 대상으로 기념품을 지급하는 경우에도 순금, 건강검진권, 전자제품 등 고가의 기념품을 지급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광물자원공사는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C등급을 받았다. 전년 등급(E등급)보다는 두 단계 올라간 성과를 냈지만 여전히 방만경영에 대한 뼈아픈 반성이 이뤄졌는지 의구심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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