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검찰의 십알단 재수사와 관련 국정원의 연관성을 높게 분석했다. “또 다른 형태의 외곽에 연결된 조직체라고 봐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검찰의 십알단 재수사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십알단의 리더로 알려진 윤정훈 목사 때문이다. 두 사람은 5년여 전 SNS상에서 충돌했다. ‘악연’이다. 

표창원 의원은 11일 YTN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2012년 4월 미국 팝가수 레이디 가가의 내한 공연이 있었는데, 기독교 일부 세력에서 동성애 확산을 이유로 레이디 가가의 내한 공연을 반대하는 운동을 했다”면서 “그 부분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 동성애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라든지 혐오, 차별 조장은 옳지 않다는 얘기를 올렸다가 엄청난 공격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표창원 의원은 “핵심이 명품타임라인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던 트위터리언이었고, 알고 봤더니 십알단의 윤정훈 목사였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상당한 충격과 의혹을 갖게”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윤정훈 목사가) 극단적인 보수적·기독교적 이야기들을 반복해서 생산해내고, 연결된 분들이 계속 리트윗하는 형태로 작업을 했기 때문에 이를 포착한 정치적인 분들이 18대 대선에서 영입·활용한 것이 아닌가 추정”했다.

실제 윤정훈 목사는 2012년 18대 대선 당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SNS미디어본부장이라는 공식 직함을 갖고 있었다. 대선 엿새 전인 12월13일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불법 여론조작 활동을 적발 당했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측은 윤정훈 목사와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하지만 캠프와 가교 역할을 하던 새마음포럼 관련 문건이 윤정훈 목사의 사무실에서 발견됐고, 수사를 피하지 못했다. 이후 윤정훈 목사는 불법선거운동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십알단의 리더로 알려진 윤정훈 목사. 그는 미국 팝가수 레이디 가가의 내한 공연을 앞두고 동성애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차별 조장을 지적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SNS상으로 공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JTBC 방송화면 캡처>

해당 사건에 대해 검찰은 최근 재수사를 시작했다. 십알단과 국정원의 통화 내역, 십알단에 정체불명의 돈이 입금된 사실을 확인한 것. 18대 대선 당시 국정원이 십알단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불법적인 지원을 했는지 밝히는 게 앞으로의 숙제다. 표창원 의원은 “국정원에서 심리전단 내부 조직 말고 외곽 조직을 알파팀이라고 운영하지 않았나. (십알단은) 그것과 또 다른 형태의 외곽에 연결된 조직체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십알단은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에서 처음 불렸다. 리트윗을 통한 여론조자 의혹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일명 ‘십자군 알바단’이라는 명칭이 사용됐다. 윤정훈 목사는 이를 ‘십만명의 박근혜 알리기 유세단’으로 재해석했고, 이후 국민행복단으로 명칭을 바꿨다. 나꼼수는 윤정훈 목사가 “공짜로 하는 게 아니다”며 국정원의 지원을 인정하는 발언이 담긴 녹음을 공개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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