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타이어와 한국타이어가 일가 몰아주기 문제와 관련해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나란히 내부거래 및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품고 있던  한국타이와 넥센타이어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선제적 대응으로 문제 해결에 나선 반면, 한국타이어는 꿈쩍도 하지 않는 모습이다.

넥센타이어의 지주사인 넥센은 추석 황금연휴 직전인 지난달 29일 “주주총회에 갈음하는 이사회에서 넥센엘엔씨와의 소규모합병을 승인받았다”고 공시했다. 앞서 넥센은 지난 8월 29일 넥센엘엔씨 흡수합병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합병에 반대하는 지분율이 20%에 미치지 못해 최종 합병이 이뤄지게 됐다.

시너지 효과 창출과 비효율적 요인 최소화, 그리고 지배구조 개선 및 효율성 증대가 넥센이 밝힌 합병 목적이다. 하지만 진짜 목적은 일감 몰아주기 해소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넥센엘엔씨는 넥센타이어가 지분 50%, 강병중 회장과 장남 장남 강호찬 사장이 각각 40%와 10%를 보유 중이다. 2010년 설립돼 건설사를 인수합병한 뒤 넥센타이어 창녕공장 건설을 수주했다. 이후에는 건설부문을 물적분할 및 매각하고, 내부거래에 의존해 물류사업을 영위했다. 전체 매출에서 넥센타이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7년간 평균 83%에 달했다.

다만, 넥센은 공정거래법상 대규모 기업집단에 속하지 않아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아니다. 새롭게 확대된 규정(자산규모 5조원 이상)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은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하고, 새 정부의 눈 밖에 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새로운 규정에 따라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된 한국타이어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한국타이어는 일감 몰아주기 지적을 받는 계열사가 신양관광개발, 엠프론티어, 엠케이테크놀로지 등 3곳에 이른다. 넥센을 비롯한 다른 기업들은 인수합병이나 지분 조정, 기업공개, 내부거래 축소 등을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지만 한국타이어는 그렇지 않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관계자는 “넥센의 경우 후계자가 외아들인 강호찬 사장 한 명뿐이고, 승계도 사실상 마무리 됐다. 반면, 한국타이어는 형제자매가 넷이나 되고 일감 몰아주기 지적을 받는 계열사의 역할 또는 규모가 상당한 편이다. 규제 대상에 포함된 만큼 고민이 이를 해소하기 위한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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