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국민의당 제18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국민의당이 다른 정당과의 통합에 대한 민심을 알아보기 위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유출되면서 당내 분위기도 요동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당할 경우 정당 지지율이 20%까지 상승해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바른정당과의 ‘중도 연대’ 논의가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러 정치지형이 요동치고 있고 이합집산 얘기가 난무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의 객관적인 민심을 파악하기 위한 연구 차원에서 당 연구원에서 조사를 했다”며 “그 조사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제3정당의 역할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높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론조사 결과가 보도되자 더불어민주당과의 통합 내지 연립정부 논의에는 제동이 걸렸다. 최명길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과 민주당이 결합을 하는 것은 ‘마이너스’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부여당이 아무리 언론 플레이를 해도 여론조사 결과에서 드러나듯 통합의 동력을 찾기는 어렵다”며 “호남의 여론도 전국 조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바른정당과의 결합은 상당한 플러스 효과가 확인됐다. 이게 뭘 뜻하는지는 생각해볼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바른정당과의 연대를 추진해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은 아닌데 아시다시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양 연구원에서 합동 토론회도 했고 국회에서의 상시적 정책 연대나 공통 법안에 대해 협력하고 좀 더 강화되는 측면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김태일 제2창당위원장은 “여러 가지 전제와 조건들도 검토하고 판단해야 할 일”이라고 신중론을 견지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바른정당과 합당을 하면) 지지율은 높아질지 몰라도 어떤 명분이 있어야 할 것 같다. 당내 합의도 필요한 것 같고 여러 조건들이 검토가 돼야 할 시점”이라며 “정치개혁을 위해서는 악마와 손잡아도 좋다는 말도 제가 했지만 ‘무엇을 위해서’인지 제시하지 못하면 국민에게 비판받을 소지도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여전히 ‘자강론’ 입장을 고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지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내 비공개 여론조사가 유출된 것과 관련해 “비교적 우리 당 의원들의 국정감사가 호평 받는 이 때 왜 불필요한 일로 당의 전열을 흐트러지게 하는가 이해하기 어렵다”며 “여론조사 결과를 흘려 내는 것은 설사 좋은 안이라도 지금은 아니다. 지도부의 신중한 접근을 바란다”고 했다.

박 의원은 “현재의 여론조사만 보면 우리 당의 존재마저도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바른정당의 분열을 목전에 두고 우리 당은 단결해서 선도정당의 길로 다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당내 통합 여론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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