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고객이 무단 인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져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월 27일 카카오뱅크 출범식 모습. <카카오뱅크 제공>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카카오뱅크가 ‘사고 뱅크’라는 오명을 뒤집어쓸 처지에 놓였다. 출범 초기부터 전산장애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더니 최근에는 명의도용과 체크카드 결제 오류 등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심지어 해외 사이트에서 고객도 모르게 돈이 결제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지난 7월 27일 정식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정식 영업을 시작하자마자 가입자를 빠르게 유치하며 은행업계의 판도를 뒤흔들었다. 최근에는 유상증자까지 여유롭게 성공하며 영업의 고삐를 강하게 당기고 있다.

하지만 금융사로서 가장 중요한 요건인 전산과 보안시스템에서 연이어 허점이 노출되고 있다. 출범 초기 시스템 과부하로 대출서비스가 한동안 지연됐으며 최근에는 명의 도용과 체크카드 결제 오류, 무단 인출 사건까지 발생했다. 특히 최근에 발생한 무단 인출 사고는 카카오뱅크의 보안 취약성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tv조선> 보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고객 김모(32) 씨는 최근 무단 인출 피해를 입었다. 해외 사이트에서 누군가 자신의 체크카드를 도용해 수십차례 결제를 한 것이다. 건당 2,040원씩, 1분 간격으로 아흔여덟번이 결제돼 20만원이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의 이상 금융거래를 탐지하는 FDS(Fraud Detective System)는 이를 잡아내지 못했다.

카카오뱅크는 고객에게 연락을 받은 뒤에야 이를 파악해 현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피해 사례가 발생한 것은 맞다”며 “현재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해외에서 일어난 일이다 보니 (경위 파악에)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측은 당시 FDS는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었다고 설명했지만 이를 왜 잡아내지 못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했다.

이처럼 사고가 잦자 업계에선 전산 및 보안시스템의 안전성에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출범을 급하게 준비하다보니 전산과 보안시스템 구축 과정에서 놓친 점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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