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오른쪽)이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과 만났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재계 총수들과 ‘맥주 회동’에 나섰던 문재인 대통령을 벤치마킹한 것일까. 지난 7월 두 차례 청와대 간담회에 모두 참석했던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노동계를 대표하는 한국노총과 맥주잔을 부딪쳤다.

박용만 회장은 26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노총회관을 방문해 김주영 위원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김주영 위원장은 건물 밖까지 나와 직접 박용만 회장을 맞이했다.

이후 7층 위원장실에서 나란히 앉은 두 사람은 시종일관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박용만 회장은 “약속했던 대로 찾아왔다”며 운을 뗐다. 김주영 위원장은 지난달 13일 한국노총 위원장으로서는 처음으로 대한상공회의소를 방문해 박용만 회장과 만난 바 있다.

이에 김주영 위원장은 야구 이야기로 화답했다. 전날 두산이 승리를 챙긴 한국시리즈 1차전을 언급하며 웃음꽃이 피게 했다.

박용만 회장은 “합리적 대화로 풀어나가자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과거처럼 경제주체 사이에 대화가 많지 않으면 어렵다. 대화를 하다보면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대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영 위원장도 “제로섬 게임을 어떻게 잘 가져갈 것인지의 문제”라며 “노조하는 사람 중에 기업이 망하길 바라는 사람은 없다. 노사가 같이 협의해야 하고, 대한민국 미래에 좀 더 인간다운 모습들이 나타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약 30여분 동안 환담을 나눈 두 사람은 한국노총 회관 근처 호프집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맥주잔을 부딪치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좀처럼 보기 힘든 재계와 노동계의 화기애애한 건배였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