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사건이 벌어진 것은 지난 13일 오후 3시를 조금 넘겨서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북측에서 지프 차량이 군사분계선(MDL) 방향으로 돌진했다. 귀순병사가 몰던 지프였다. 하지만 배수로에 바퀴가 빠지면서 일이 꼬였다. 귀순병사는 지프를 버리고 발로 뛰기 시작했다. 그때 북한군 4명이 귀순병사를 향해 조준사격을 가했다. 찰라의 순간 40발 이상이 난사됐다.

북한군의 총탄은 사실상 남측을 향한 것으로 보인다. 발사된 총탄 일부가 우리 지역으로 넘어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뿐만 아니다. 이들은 정전협정도 어겼다. JSA에선 북한이 귀순병사를 총격한 AK자동소총을 반입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 측 대응 사격은 없었다. 14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질타를 받은 배경이다.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북한군이 총구를 우리 쪽으로 겨누고 사격했는데 경고사격도 안하고 가만히 있는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영무 장관의 생각은 달랐다. “병사들이 상황 판단을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는 “순간적으로 일어난 상황이었다. 상황이 지속됐다면 응사를 했을 것”이라면서 “몇 초 안되는 순간에 응사 여부를 판단해 상황을 최소화하고 넘어온 (북한군) 병사를 찾아 대처를 잘했다”고 말했다. 자칫 상황이 더 크게 악화될 수 있었다는 얘기다. 특히 송영무 장관은 귀순병사에 대해 “위중하지만 생명은 건질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JSA 지역은 유엔사령부 관할 지역이다. 사건 당시 우리 군은 유엔사 교전규칙상 대응 사격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북한군이 우리 군 초병을 향해 사격을 하는 등 생명의 위협을 느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향후 우리 군은 이번 사건과 관련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를 통해 북측에 항의하고 시정을 요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