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한국당에 더 이상 계파는 없다"면서 계파정치 청산을 외쳤지만, 계속된 친박계 압박으로 새로운 계파 갈등이 생겨나는 분위기다. 사진은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바른정당 탈당파 재입당 국회의원 간담회에 참석한 홍준표(왼쪽 세번째부터) 대표와 김무성 의원 등이 만세를 부르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이철우 최고위원, 정우택 원내대표, 홍 대표, 김 의원, 강길부 의원.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연일 SNS를 통해 친박계(친박근혜계) 비판에 나서면서 당내 ‘계파다툼’이 다시 불 붙는 분위기다.

홍 대표는 친박계를 ‘구체제·암 덩어리·기생충’ 등으로 비유하며 연일 폭탄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그는 지난 26일 ‘홍준표 사당화’를 주장하는 친박계를 향해 “박근혜 사당 밑에서 고위 공직하고 당 요직 다 차지하면서 전횡하던 사람들과 아무런 소신 없이 바람 앞에 수양버들처럼 흔들리던 사람들이 이제 와서 홍준표 사당화 운운하다니 가소롭기 그지없다”면서 “석고대죄해도 시원찮을 사람들”이라고 꼬집었다.

당 내부에서도 비박계가 친홍계와 비홍계으로 나눠지는 형태로 변화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홍준표 대표 지지에 나섰다. 특히 김학용 의원은 28일 “친홍은 없다”면서도 당 안팎에서 불거지는 홍 대표의 사당화 지적에 대해 “전혀 옳지 않다. 홍 대표 말마따나 암이 있으면 암 덩어리를 잘라내는 것을 당 대표가 해야 한다”면서 사실상 홍 대표 행보에 찬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4선의 나경원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보수의 혁신, 변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홍준표 대표의 막말”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홍 대표가 연일 친박계에게 폭탄 발언을 쏟아내는 것에 대해 “보수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국민을 등 돌리게 하는 막말은 더 이상 인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사실상 비박계로 분류되던 김학용·나경원 의원이 친홍계와 비홍계로 갈라진 모양새다.

한편,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한국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구도 역시 친박계·친홍계·비홍계간 계파경쟁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친박계에서는 4선의 홍문종·유기준 의원이, 친홍계는 3선의 김성태 의원이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비홍계에서는 4선의 한선교 의원이 “홍 대표의 사당화를 두고만 볼 수 없다”면서 28일 출마선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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