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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병’ 걸린 제조사들… 가격만 차별화?
‘애플병’ 걸린 제조사들… 가격만 차별화?
  • 최수진 기자
  • 승인 2017.12.08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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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초프리미엄’이라는 이유로 스마트폰 몸값을 끊임없이 올리고 있다. 아이폰X를 시작으로 글로벌 제조사들의 초프리미엄 전략은 이어지고 있다. <애플 홈페이지>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스마트폰의 몸값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제조사들이 고가 마케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을 필두로 업계에서 이름 좀 있는 제조사들은 모두 선보이는 상황이다. 해당 제품들은 최소 150만원에서 300만원까지 매우 고가다. 일반 프리미엄 제품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초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한다는 명목이다.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고 홍보도 된다는 이유에서다.

◇ 프리미엄보다 더 프리미엄… ‘초’프리미엄 스마트폰

애플의 아이폰X은 지난 9월 공개됐다. 그러나 아이폰X에 대한 관심은 올 초부터 시작됐다. ‘고가’를 전략으로 내세운다는 관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 아이폰X의 판매가는 1,000달러에서 1달러 부족한 999달러부터 시작, 256GB는 1,149달러(약 125만원)였다. 프리미엄 중에서도 차별화된 프리미엄 제품이라는 이유에서다. 애플은 ‘초프리미엄’이라는 명목 아래 스마트폰 출고가의 암묵적인 장벽이었던 1,000달러 선을 과감히 깼다.

아이폰X 이후 다른 제조사들도 ‘초프리미엄’ 전략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11월 출시된 화웨이의 ‘메이트10 포르쉐 디자인’이다. 메이트10 포르쉐 디자인은 자동차업체 포르쉐와 협업한 제품이다. 출고가는 아이폰X보다 25만원 더 비싼 8,999위안(약 150만원)이다. 박리다매 전략을 내세웠던 화웨이가 파격적인 시도를 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소비자에게 높은 출고가를 수긍시킬만한 특별한 점이 없다고 비판도 제기됐다.

심지어 이번엔 LG전자다. 200만원대의 스마트폰인 ‘LG 시그니처 에디션’을 300대 한정 판매할 예정이다. 지난 9월 출시한 V30을 기반으로 만드는 초고가폰이다. LG전자가 이 같은 전략을 적용한 스마트폰은 처음이다. LG전자에 따르면 시그니처 라인은 제품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에 오른 초프리미엄 브랜드다. LG전자는 TV, 냉장고, 세탁기 등에만 적용해왔지만 스마트폰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다만 일반적인 시장의 가격 기준을 넘어선다. 일례로 시그니처 라인의 특정 TV 가격은 3,000만원 가까이 된다.

삼성전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 하반기 출시한 갤럭시노트8의 출고가는 109만4,500원이다. 심지어 이 가격이 제일 낮은 것이다. 256GB 모델은 125만4,000원으로 아이폰X와 비슷한 가격대다. 삼성전자가 국내 스마트폰 가격대를 높이는 주범이라는 말이 나오는 까닭이다.

◇ 출시 이유, 한시 홍보 명목?… 시장 전반 가격 오를라 우려

이들이 초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해서 얻는 효과는 크다.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높은 출고가로 시장에서 비춰지는 기업 이미지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G전자가 초프리미엄 제품의 출고 물량으로 결정한 ‘300대’는 팔리지 않아도 기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로 작은 규모다. 결국 타깃 마케팅을 하는 셈이다.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하기 보다는 특정 고객층을 공략하는 기법이다. 자사의 높은 기술력 등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은 얼마가 됐든 구매를 하리라는 자신감까지 드러나는 대목이다. 기존 스마트폰 출고가의 두 배가 넘는 200만원이라는 고가 가격표가 붙은 배경이기도 하다.

문제는 시장 전반의 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200만원 가까이 되는 스마트폰이 시장에 나오는 것을 우려하는 이유다. 국내 시장의 경우, 통신비 인하 문제까지 겹쳐 소비자에게는 예민한 부분이다.

최근 스마트폰 가격은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고 있다. 실제 LG전자 역시 매년 하반기 출시하는 ‘V’시리즈 스마트폰도 해마다 앞자리가 바뀌었다. 2015년 출시된 V10은 79만9,700원이었다. 이듬해 V20는 89만9,800원으로 출시, 올해 나온 V30은 94만9,300원이 됐다. 여기에 ‘시그니처’ 이름을 달고 또 다시 200만원으로 껑충 뛴다.

2015년 출시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4종의 평균 판매가는 86만7,900원이었다. 2년이 지난 올해 양사가 출시한 프리미엄폰 4종 평균가는 102만6,520원이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추세에서 기업들의 ‘초프리미엄’ 전략은 향후 스마트폰 가격을 쉽게 올릴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