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거진 ′윤핵관 논란′… 차단 나선 국민의힘

2022-02-28     권신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윤핵관′ 논란을 적극적으로 띄우고 나섰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선후보의 ′전권 대리인′으로 야권 단일화 협상에 나선 것을 겨냥했다. 국민의힘은 이같은 여당의 공세를 차단하고 나섰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핵심 관계자, 이른바 ‘윤핵관’ 논란이 다시 부상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간 단일화 협상의 ‘전권 대리인’으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참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당초 ‘윤핵관 논란’이 당 내부의 문제로 여겨졌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의 표적이 되면서 국민의힘은 논란 차단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28일 더불어민주당은 ‘윤핵관 논란’ 띄우기에 힘을 쏟았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그간 윤핵관을 꽁공 숨겨두시느라 얼마나 힘드셨나”라며 “‘직책도 없고 출근도 안 하는 장제원 의원이 무슨 윤핵관이냐’고 말씀하셨는데, 결국 거짓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윤핵관 논란이 재차 점화된 것은 지난 27일 윤 후보의 기자회견 때문이다.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양측의 ‘전권 대리인’이 단일화 협상에 나섰지만 끝내 결렬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후 기자들은 전권 대리인이 누구였는지를 물었고 윤 후보는 “저희 쪽은 장제원 의원이 맡았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장 의원이 대리인으로 나선 것에 대해 “장 의원의 매형과 안 후보가 카이스트 교수일 때 가까운 사이로 알고 있다”며 “서로 의사전달이 편하지 않겠나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께서도 이쪽에서 장 의원을 협의 채널로 하는 것에 동의하셨다”고 덧붙였다. 개인적인 이유가 아닌 여러 조건들을 고려한 결정이었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윤 후보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장 의원이 이른바 ‘윤핵관’ 중 한 명으로 거론돼 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장 의원은 당내 경선 과정에선 윤 후보 캠프의 종합상황실장을 맡으며 윤 후보의 ‘최측근 인사’로 통했다. 당 선대위가 구성된 이후 윤핵관 논란이 극에 달했을 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당내 논란이 지속되는데다 아들의 음주운전 논란까지 겹치며 ‘2선 퇴진’을 선언한 바 있다.

◇ 국민의힘, 논란 차단 주력

문제는 이번 ‘윤핵관 논란’은 앞선 논란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당 내부의 갈등 요소로 여겨졌지만, 이번에는 외부 공세의 빌미가 되고 있다. 실제로 윤 후보의 ′주술 논란′ 등을 통해 ‘비선 실세’ 프레임 덧씌우기에 집중해온 민주당이 이번에는 ‘윤핵관 논란’을 부각시키며 윤 후보의 ‘정치력’을 깎아내리겠다는 의지가 역력하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날 회의에서 “핵심 의사결정마다 비선을 동원하고 주술에 의존하는 것은 책임정치는 물론 대의민주주의 원리마저 정면으로 거스른다”고 비판한 게 이를 보여주는 직접적인 장면이다. 우상호 선대위 총괄본부장도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사실 뒤에서 모든 걸 주무르는 사람은 역시 장 의원이었구나를 확인 시켜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국민의힘은 논란 차단에 부심이다. 그간 윤핵관 문제를 꾸준히 제기했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이번 사안은 윤핵관 문제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후보 지근거리에서 중요한 선거결정과정에 영향을 끼치면 윤핵관인데 장 의원 같은 경우는 이번에 특임을 맡은 것”이라며 “장 의원이 협상에 나섰던 것은 오히려 안철수 후보를 배려하기 위한 처사였기에 문제가 될 건 없다”고 말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KBS 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내보낸 것이기 때문에 저희 나름의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의원과 함께 윤핵관으로 평가됐던 권성동 의원도 민주당 발 윤핵관 논란에 대해 정면 돌파에 나섰다. 그는 이날 강원도 동해 지원 유세에서 “저는 윤핵관인 걸 자랑스러워하는 사람”이라며 “제가 왜 윤석열을 선택했냐, 윤 후보가 사람에 충성하지 않고 국민에게 충성하고 헌법에 충성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건 인간관계”라며 “법과 원칙도 있지만, 예산 확보하고 지역사업 확보하고 하는 건 결국 이 지역 국회의원이 힘이 있느냐 없느냐, 대통령과 관계가 좋으냐 나쁘냐”라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자신을 ‘윤멀관(윤석열 멀어진 관계자)’이라며 이철규 전략기획본부장을 새로운 ‘윤핵관’이라고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