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재소환’ 통보… 이재명 “대선 패자로서 오라니 또 가겠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지난 28일 검찰 소환 조사를 마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가 소환 여부와 관련해 “그렇게 간절하게 저를 재차 소환하고 싶어 하니 또 가겠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번 사건이 사실상 자신을 기소하기 위한 ‘명분 쌓기’라고 규정하면서 “야당 말살”이라고 지탄했다.
이 대표는 30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참으로 억지스럽고 검찰권을 이용해 진실을 발견하는 게 아닌 기소를 목적으로 조작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참으로 옳지 않은 일이지만 결국 제가 부족해서 대선에서 패배를 했기 때문에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모욕적이고 부당하지만 패자로서 오라고 하니 또 가겠다”라고 부연했다.
앞서 지난 28일 검찰에 출석한 이 대표는 대장동 비리 의혹과 관련 12시간 30분가량 수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100쪽에 달하는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대표는 수사 과정에서 30쪽 분량의 진술서로 진술을 갈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그 외에 자세한 설명을 하는 것이 무익했기 때문에 진술서로 답을 갈음한다고 말씀드렸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 대표는 사실상 검찰이 ‘기소’를 정해놓고 이번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당일 검찰 소환 과정에서도 검찰이 ‘재수사’를 위해 고의적으로 지연하는 모습을 보였다고도 주장했다. 이 대표는 “저녁 식사를 하지 말고 성남지청에서 했던 것처럼 빨리 조사를 하고 끝내자고 했더니 수사 검사도 저녁을 안 먹는 것으로 동의했는데 감자기 입장을 바꿔 저녁을 먹어야 되겠다 이야기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 남은 질문이 얼마나 있느냐 했더니 말해줄 수 없다고 하고, 시간이 얼마나 더 필요하냐했더니 말해줄 수 없다 이러더라”며 “이후부터는 했던 질문을 또 하고, 냈던 자료를 다시 내서 또 물어보고, 질문 속도도 느려지고 이런 현상들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실상 검찰이 정치적 수사를 하고 있다는 데 힘을 실었다. 이 대표는 “저는 이것이 검찰권 남용의 대표 사례라고 생각한다”며 “소환 목적이 진실을 규명해 결론을 내는 게 아니라 결론을 내놓고 시간을 끌고, 그 결론에 짜맞추기 위해 사건 내용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사 자체가 아니라 모욕을 주기 위한, 국민적 의구심을 만들어내기 위한 정치적 행위를 한 것”이라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완벽히 어긴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해 오는 31일이나 내달 1일 소환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수사 준칙에도 피의자와 협의하라고 돼 있지 않나”라며 “가급적 말씀드린 것처럼 주중에는 일을 할 수 있게 주말을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이번 소환 때 소속 의원 및 지지층이 동행하는 것을 극구 사양했다. 이 대표는 “저번에 총장님도 오지 마시라고 그렇게 말씀드렸는데 굳이 또 안타까워서 다들 오셨다”며 “이번에는 정말로 오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것이 갈등과 분열의 소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렇다”며 “아무리 마음이 아프시더라도 절대로 오지 말라. 우리 지지자 여러분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