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통령실 고발에 ‘맞고발’로 대응

2023-02-01     서예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일 김의겸 대변인을 고발한 대통령실을 상대로 맞고발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일 김의겸 대변인을 고발한 대통령실을 상대로 무고죄로 ‘맞고발’ 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과 제1야당이 고소·고발을 주고받는 모양새라 비판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법률위원회에서 무고죄로 김 의원(김 대변인)을 고발한 대통령실 고발 명의자를 금요일(3일)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대통령실이 김 의원의 김건희 여사 관련 논평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다”며 “저도 대변인인데 논평을 하면 고발할까봐 걱정해야 하냐”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 정치사에 이런 일이 있었나 걱정되는 모습”이라며 “김 여사가 김 의원을 고발한 것도 아니고 대통령실이 나서서 고발했다. 따라서 (김 의원 개인이 아닌) 법률위에서 대응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지난달 30일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김 대변인을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대통령실은 “김 의원이 주장한 ‘우리기술’ 종목이 ‘작전주’라는 근거가 전혀 없다”며 “금감원에서 고발되거나 수사된 적이 없고, 재판 중이지도 않다. 심지어 재판에서 증인이 ‘주가관리’ 사실을 부정하는 증언을 했다”고 반박했다. 

대통령실의 고발에 대해 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이번 고발이 계기가 되어 오랫동안 끌어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의 진실이 투명하게 드러나기를 바란다”며 “이런 대통령실의 반응을 보니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은 사실이겠구나’라고 더욱 확신하게 된다”고 응수했다. 

대통령실은 이전에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도 고발한 바 있다. 장 최고위원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캄보디아 심장병 환아 방문을 두고 ‘최소 2∼3개의 조명 등 현장 스튜디오를 동원한 콘셉트 촬영’이라고 발언했다는 이유였다. 당시 현직 야당 국회의원을 대통령실이 나서 고발하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그럼에도 대통령실이 김 대변인도 고발하자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통령실과 제1야당이 고발과 맞고발을 하면서 양측 간 갈등이 돌이키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