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저항보고서㉞] 바다거북, ‘하얀 죽음’의 덫에 걸리다

KIOST 남해연구소 생태위해성연구부 홍상희 책임연구원팀 인터뷰 바다거북, 밝은 색 플라스틱이 더 치명적… 한번 삼키면 뱉기도 힘들어 일상생활 ‘플라스틱 줄이기’가 핵심… “바다는 우리 것이란 인식 필요”

2024-04-09     박설민 기자

‘멸종(Extinction)’. 지구상에 존재하던 어떤 종이 모종의 이유로 세계에서 사라져 개체가 확인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지구의 입장에서 멸종은 항상 일어나는 작은 사건일 뿐이다. 지구의 생명역사가 시작된 38억년 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지구상의 생명체 대부분이 사라지는 ‘대멸종의 시대’가 존재했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멸종의 원인이 기존의 ‘자연현상’에 의한 것이 아닌, 인간이 직접적 원인이 된 멸종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점이다. 환경오염, 불법 포획부터 지구온난화까지 우리 스스로 자초한 결과물들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이제 지구는 우리에게 묻는다. “너희 스스로 자초한 재앙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이 있는가.” [편집자 주]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는 바다거북에게 매우 치밍적이다. 하지만 플라스틱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것은 현대 문명 사회에서 불가능하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바다거북 및 해양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플라스틱을 위주로 줄여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한 이미지

시사위크|거제=박설민 기자  2015년 코스타리카 해변가. 바다거북 한 마리가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었다. 거북의 코에는 하얀색 플라스틱 빨대가 꽂혀있었다. 미국 해양생물학자 크리스틴 피게너가 대학원생 시절 공개한 영상이다. 코에서 피를 흘리는 바다거북의 모습은 온라인상에서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이는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국제적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현대 문명은 플라스틱으로 세워진 금자탑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거의 모든 제품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때문에 바다거북 하나만 보고 당장 플라스틱 사용량을 극적으로 줄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국내외 어업환경만 해도 그물, 부표, 낚시용품 등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거의 없다. 따라서 가장 위험한 플라스틱 유형부터 천천히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그렇다면 어떤 플라스틱 쓰레기 유형이 바다거북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할까. 또 바다거북을 포함, 해양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효율적인 플라스틱 쓰레기 감소 전략은 무엇이 있을까. 이 같은 물음의 답을 얻고자 <시사위크>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남해연구소의 생태위해성연구부를 찾았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구진이 바다거북의 뱃속에서 꺼낸 플라스틱 쓰레기들. 첫번째 사진은 푸른바다거북의 뱃속에서, 두번째 사진은 붉은바다거북의 뱃속에서 꺼낸 것들이다./ 박설민 기자

◇ 한번 삼킨 플라스틱, 뱉을 수가 없다

4일 오전 11시, 경남 거제시 KIOST 남해연구소에 도착, 연구2동에 위치한 생태위해성연구부 연구센터로 들어섰다. 이곳은 해양 유해물질·생물에 대한 오염 분석과 생태·환경위해성 분석 및 평가 연구 등을 진행하는 연구실이다. 1997년 3월 28일 문을 연 후 국내 해양 생태계 연구·보호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센터 내부로 들어서자 홍상희 KIOST 생태위해성연구부 책임연구원과 연구팀원들은 분주하게 ‘쓰레기’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연구 테이블 위에 한 가득 늘어진 쓰레기는 플라스틱과 비닐 조각이었다. 해초냄새와 더불어 강한 바다 비린내가 코를 찔렀다.

이 쓰레기들은 2021년 ‘푸른바다거북(Chelonia mydas)’과 ‘붉은바다거북(Caretta caretta)’ 두 종의 사체를 부검해 꺼낸 것들이다. 각각의 플라스틱과 비닐 조각들은 소화의 흔적이 거의 없었다. 인쇄된 상표, 병뚜껑 등의 모양, 색상 등은 초기 상태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바다거북 종에 따라 뱃속에서 나온 쓰레기 종류가 달랐다는 점이다. 초식성인 푸른바다거북의 뱃속에선 밧줄과 폐그물의 비율이 높았고, 육식성인 붉은바다거북은 커다란 스티로폼 조각과 과자봉지, 페트병 라벨 등 비닐 종류 쓰레기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국내 해양 생태계 연구·보호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KIOST 남해연구소 생태위해성연구부의 연구원들. (오른쪽부터) 홍상희 책임연구원, 심원준 책임연구원, 노희진 연수연구원, 문예림 연구원./ 시사위크

홍상희 책임연구원은 “해양생물은 쓰레기를 먹이로 착각해 섭취하는 경우가 있는데 특히 바다거북이 가장 많은 빈도수를 차지한다”며 “바다사자나 물새, 상어류보다 바다거북은 평균 2~3배 이상 많은 플라스틱을 삼킨다”고 설명했다.

심원준 책임연구원은 “해양생물이 플라스틱을 섭취할 때는 두 가지 유형이 있는데 하나는 자연적 먹이를 섭식할 때 인지하지 못한 채먹는 계열, 다른 하나는 먹이라고 착각하여 삼키는 계열이다”라며 “바다거북의 경우는 둘 다 해당하기 때문에 플라스틱의 섭취량이 타 생물군에 비해 훨씬 높다”고 말했다.

바다거북의 신체구조상 특성도 플라스틱 쓰레기의 치명률을 높인다. 바다거북의 식도는 날카로운 가시형태의 케라틴 돌기가 잔뜩 돋아나 있다. 바다거북은 먹이를 삼킬 때 바닷물과 함께 먹이를 섭식하는데 이 후에 바닷물만 빼내고 먹이만 남겨두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플라스틱 쓰레기나 폐그물이 식도로 들어오면 돌기에 얽혀 빠져나오지 못하고 그대로 삼킬 수밖에 없다.

홍상희 책임연구원은 “바다거북은 다른 해양동물과 비교해 플라스틱 섭취량이 가장 많기도 하지만 플라스틱이 몸 안에 머무르는 시간도 매우 길다”며 “연구 결과 평균 한달에서 최대 4달까지도 플라스틱이 몸속에 머물며 물리적·화학적 피해를 입힌다”고 말했다.

심원준 책임연구원은 “플라스틱 자체 독성도 위험하지만 기도가 막히거나 장폐색이 발생하고 뾰족한 조각에 장내에 천공(구멍)이 생겨 염증 등 증상으로 바다거북이 사망할 수 있다”며 “뿐만 아니라 영양가 없고 소화되지 않는 플라스틱을 먹고 가짜 포만감으로 배부른 채 굶어 죽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바다거북의 입과 식도 내부의 구조 모습. 바다거북의 식도는 날카로운 가시형태의 케라틴 돌기가 잔뜩 돋아나 있다. 바다거북은 먹이를 삼킬 때 바닷물과 함께 먹이를 섭식하는데 이 후에 바닷물만 빼내고 먹이만 남겨두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플라스틱 쓰레기나 폐그물이 식도로 들어오면 돌기에 얽혀 빠져나오지 못하고 그대로 삼킬 수밖에 없다./oceanactionhub

◇ 하얗고 투명한 ‘죽음의 덫’

주목할 점은 플라스틱 쓰레기의 특성에 따라 바다거북에게 미치는 피해가 다르다는 것이다. KIOST 연구팀은 최근 색상과 질감에 따라 바다거북이 삼키는 빈도에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죽은 바다거북을 부검한 결과 소화관에서는 흰색 또는 투명한 밝은 계열의 플라스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반면 녹색, 파란색, 빨간색 등 플라스틱은 상대적으로 적게 검출됐다.

이를 확인하고자 연구팀은 살아있는 바다거북을 대상으로 색상에 대한 반응도를 조사했다.  관련 연구 내용은 국제 해양 환경 과학 학술지 ‘마린 폴루션 불레틴(Marine Pollution Bulletin)’에 3월 발표됐다.

실험에 사용된 자극제는 식용색소로 염색한 염지된 해파리조각이 사용됐다. 바다거북이 플라스틱을 삼켰을 때 위험이 발생할 것을 우려, 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관련 아이디어는 연구팀의 노희진 연구연수원이 제공했다.

실험 결과, 바다거북이 먹이에 반응하는 정도는 △투명 73% △노란색 52% △검정색 52% △붉은색 45% △파란색 38% △녹색 35% 순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부드러운 해파리 조각과 건조시켜 딱딱한 해파리 조각 중 부드러운 먹이를 선택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 KIOST 연구팀은 최근 색상과 질감에 따라 바다거북이 삼키는 빈도에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바다거북이 먹이에 반응하는 정도는 △투명 73% △노란색 52% △검정색 52% △붉은색 45% △파란색 38% △녹색 35%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문예림 연구원은 “이 쓰레기가 생산될 때부터 투명, 하얀색 계열이 많았던 것인지 아니면 거북이 밝은 색 계열을 선택적으로 섭식한 것인지 알아보고자 했다”며 “실험 결과 바다거북이 실제로 밝은 색 계열의 먹이에 좀 더 반응성이 높은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먹이의 질감도 바다거북의 ‘식욕’을 촉진하는 매개체로 작용했다고 한다. KIOST 연구진은 부드러운 해파리와 건조해 질기도 딱딱하게 만든 해파리를 이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바다거북은 부드러운 자극제에 훨씬 더 관심이 많은 것을 확인했다. 

노희진 연수연구원은 “밝은 색, 투명 먹이에 바다거북의 반응이 높다는 연구를 진행한 후 먹이 질감에 따라 반응도의 차이가 있는지 실험을 진행했다”며 “실험 결과 질긴 먹이보단 부드러운 먹이를 섭식하는 빈도가 높다는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플라스틱의 색상 및 질감에 따른 바다거북의 반응성 연구를 주도한 홍상희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 박설민 기자

이 같은 실험 결과가 나온 것은 바다거북의 경험과 연관이 깊은 것으로 풀이된다. 바다거북의 주요 먹이인 해파리처럼 투명하거나 노란빛을 띄는 먹이에 가장 민감히 반응한 것이다. 또한 검정, 붉은색 비율이 높은 것은 같은 먹이군인 해초 색상과 가장 유사하다. 질감 역시 바다거북의 먹이는 대다수 부드럽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딱딱한 해파리냉채엔 반응성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노희진 연수연구원은 “질감 실험 진행 과정을 보면 바다거북은 질기던 부드럽던 먹이라고 판단되는 물체가 있으면 일단 접촉은 한다”며 “이때 최종적으로 먹는 것까지 이어지는 것은 부드러운 먹이일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먹기가 쉬워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부드러운 먹이 자체를 선호하는 것인지에 판별하기 위해선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봤다.

홍상희 책임연구원은 “이번 실험을 통해 바다거북이 본능적으로 선호하는 먹이의 색상과 질감에 대한 일부 정보를 밝혀내는데 성공했다”며 “더 나아가 먹이의 후각적 특성, 먹이와의 실제 유사성 등에 관한 연구도 추진 중이고 성과를 계속해서 얻고 있다”고 말했다.

밝은 색과 부드러운 먹이에 이끌리는 바다거북의 습성이 플라스틱 섭식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말 그대로 바다거북들은 '하얀 죽음'의 덫에 걸린 것이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한 이미지

◇ 사라지는 바다거북, 무너지는 연안 생태계

우려되는 점은 밝은 색과 부드러운 먹이에 이끌리는 바다거북의 습성이 플라스틱 섭식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은 바닷물의 염분, 파도의 침식 작용 등으로 잘게 부숴 진다. 즉, 시간이 지날수록 알록달록한 색은 옅어지고 질감은 닳아 부드러워지게 된다. 때문에 바다거북이 이를 먹이로 착각하고 먹을 확률은 더욱 높아지게 된다.

이 같은 이유로 바다거북의 멸종위기는 날로 심화되는 추세다. 호주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에 따르면 매년 약 1,000마리의 바다거북이 플라스틱을 삼켜 목숨을 잃는다. 플라스틱을 삼킨 바다거북의 사망확률은 22%에 육박한다.

국내 바다도 문제가 심각하긴 마찬가지다. 현재 우리나라 연안에 서식하고 발견되는 바다거북은 푸른바다거북, 붉은바다거북, 장수거북, 매부리바다거북, 올리브바다거북 5종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는 매부리바다거북은 위급(CR, Critically Endangered), 푸른바다거북은 위기(Endangered), 붉은바다거북과 올리브바다거북은 취약(VU, Vulnerable)으로 분류하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지난 2022년 진행한 바다거북 부검에서도 드러났다. 심원준·홍상희 책임연구원팀은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국립생태원과 함께 지난 2022년 4월 ‘바다거북 협력연구단’을 발족하고 바다거북 부검을 진행했다. 우리나라 연안에 서식하는 바다거북의 생태 및 사망 원인 등을 연구하기 위해서다.

부검 대상은 혼획, 좌초, 표류한 바다거북 폐사체였다. 부검 결과, 34마리의 바다거북 중 28마리가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를 삼킨 것으로 확인됐다. 삼킨 플라스틱 쓰레기의 수는 무려 1,280개에 달했다. 이는 바다거북 1마리가 38개의 쓰레기를 먹고 있다는 뜻이다.

심원준 책임연구원은 “해양생태계에서 바다거북은 상위 포식자 중 하나로 그 역할을 대체할 수 없는 중추종에 속한다”며 “전 세계 7종밖에 없는 바다거북이 사라지는 것은 수천, 수만 종에 이르는 어류 중 한 종이 사라지는 것과 비교해 훨씬 더 해양생태계에 치명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반적으로 대중들은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의 대부분이 수산업에서 발생하는 폐그물 등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상생활 쓰레기가 훨씬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사진은 KIOST 연구진이 바다거북 뱃속에서 꺼낸 플라스틱 및 비닐 쓰레기들./ KIOST

◇ 폐그물만이 문제 아냐… 일상생활부터 ‘플라스틱 줄이기’ 절실

전문가들은 바다거북과 해양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선 우리 일상 속 작은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라 하면 플라스틱 빨대나 폐그물, 어업도구 등 특정 제품군으로 한정 짓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 바다에 유입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종류는 매우 많으며 그 비중도 매우 높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매년 국내 바다로 유입되는 해양 쓰레기의 총량은 약 14만5,000톤. 이중 육지에서 유입되는 양이 총 65%에 달하며 플라스틱 비중은 92%에 이른다. 대부분 홍수 때 하천을 따라 바다로 유입되는 것이다. 수산업에서 발생하는 폐그물, 어구 등도 큰 문제지만 가장 근본적인 것은 우리가 생활에서 사용하는 쓰레기라는 의미다.

심원준 책임연구원은 “사람들이 몇몇 해양 다큐멘터리를 보고 ‘플라스틱 빨대가 문제가 아니고 폐그물이 문제다’ 등을 이야기한다”며 “일상에서 유입되는 해양 플라스틱에 대해 왜곡된 시선을 갖는데 이는 바로 잡아야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폐그물 등 수산업에서 발생되는 쓰레기는 크기가 크다보니 각각의 피해는 클 수 있겠으나 실제 쓰레기양으로 보나 해양 생물 섭식으로 보나 생활 유입 쓰레기 문제가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며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는 다양한 방향으로 발생하는 만큼 플라스틱 빨대와 일회용 포장재, 그리고 수산업 쓰레기의 두 가지 부문을 균형 있게 다룰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바다거북과 해양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선 우리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부터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한 이미지

아울러 과학계의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의 유해성, 대응 방안에 대한 연구도 필수적이다. 우리 생활, 산업 속에 플라스틱이 밀접하게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완전 규제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산업 피해 및 일상 불편을 최소화하면서도 가장 효과적인 플라스틱 규제 정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때 핵심 근거가 될 수 있는 것이 과학적 연구 결과이기 때문이다.

홍상희 책임연구원팀은 발포스티렌(EPS. 스티로폼)에 함유된 유해물질(난연제)가 해양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문제를 국제사회에 처음으로 제기한 바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유해 화학물질의 장거리 이동·확산 매개체가 되며 해양생물들에게 전이되고 있음을 규명한 연구다. 이는 단순 연구 발표를 넘어 해양수산부의 ‘발포스티렌 양식용 부자(부이)의 전면 규제’를 강화하는 정책 결정에 과학적 근거로 활용됐다.

홍상희 책임연구원은 “우리는 바다가 ‘우리의 것’이 아닌 공공재 정도로 생각하고 살아간다”며 “우리가 사는 환경, 그리고 먼 훗날 후손들이 물려받을 자연 환경을 어떻게 보전할지 고민했으면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