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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전세 보증사고액... HUG ‘재정 부담’ 어쩌나

올해 1월~3월 보증보험 사고금액 1조4,354억원 2년 연속 적자에 가입 가능 인원 확대 이어져

2024-04-19     이강우 기자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올해 1분기(1월~3월)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사고액이 1조4,354억원, 건수는 6,593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부동산중개업소에 매물 안내문이 게시돼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이강우 기자  임대인이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해 이를 대신 보증해주는 전세 보증사고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사고금액은 총 4조3,347억원을 기록해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실적을 기록하기 시작한 후 최고치를 찍은 가운데 올해도 증가세가 가속되고 있다.

◇ 1분기, 전세보증사고액 1조4,354억원… 전년 대비 80%↑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분기(1월~3월)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사고액은 1조4,354억원이며 사고 건수는 6,593건에 달했다. 사고금액은 지난해 동기(7,973억원) 대비 6,381억원 늘었으며, 건수는 전년 동기(3,474건) 대비 3,119건 늘었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제도란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때 보증기관이 대신 갚아주는 제도로,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 공기업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제공하는 서비스다. 보증기관이 일정 비율의 보증료를 받고 이후 보증사고가 발생했을 때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의무를 대신 이행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지급하며 추후 임대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한다. 혹은 사고가 발생한 부동산을 경매로 처분해 임차인에게 내준 보증금을 충당한다. 

사고금액이 늘어나면서 HUG가 임대인 대신 임차인에게 대신 내준 전세보증금 금액과 건수 또한 크게 늘었다. 올해 1분기(1월~3월) 대위변제액은 8,842억원이며 건수는 4,020건이다. 이 수치는 지난해 동 분기 대위변제액인 5,865억원보다 2,977억원 늘어난 금액이며 마찬가지로 동 분기 건수인 2,607건보다 1,413건 더 많은 건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에 HUG는 임차인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서울보증보험(SGI)과의 업무협약을 체결해 SGI보증부 전세대출을 받은 임차인도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을 가능케 했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이는 앞으로 반환보증 가입자가 상승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보증보험에 대한 가입수요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 임대인이 보증금 반환을 못 하는 것을 넘어서 오늘날의 큰 문제로 부상한 전세 사기로 인해 보증금 자체가 공중분해 될 것이라는 의심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보증금을 떼이는 사고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늘어날 보증보험 수요에 발맞춰 사고금액의 규모 또한 더 커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사고금액이 커지면 HUG가 부담해야 할 금액 또한 커질 수 있다.

◇ 대위변제액 증가, 재정 부담 가중 우려

실제로 HUG의 재정 상황은 그다지 밝지 않다. 제31기 결산공고에 따르면 HUG는 지난해 3조8,59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22년도에 4,087억원의 당기순손실 이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문제는 HUG가 정부 기관인 국토교통부를 최대주주로 두고 있는 공기업이라는 점이다. HUG의 손실은 자연스럽게 국민의 혈세를 투입해 해결해야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물론 HUG가 무조건 이를 관망하고 있는건 아니다. HUG는 지난해 5월 제도를 개선해 사고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HUG는 지난해 5월 보증사고가 급증하자 반환보증 가입 요건을 강화했다. 기존엔 반환보증 가입을 위해선 전세가율이 100% 이하여야 했으나 이 수치는 90%로 조정됐다. 주택 시세도 공시가격의 150%까지 인정했으나 이를 140%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반환보증 가입 요건이 공시가격의 150%에서 126%로 낮아졌다.

HUG 한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전화통화에서 재정 부담 우려에 대해 “전세보증가입을 확대하는 것이 손실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이어 “보증사고는 부동산 시장과의 연관이 많이 돼 있으며 지난해 5월 제도개선을 통해 가입 요건을 지속해서 조정해왔다”며 “지금 사고가 나고 있는 전세물건들은 제도개선이 이뤄지기 이전에 발급된 물건들이라 앞으로의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해당 기사는 2024년 4월 19일 오후 4시 59분께 포털사이트 등으로 출고됐으나 수치를 표기하는 과정에서 오기가 있었음이 뒤늦게 확인돼 4월 20일 오후 5시 30분경 이를 수정했음을 알려드립니다. 독자 여러분께 혼선을 드려 죄송합니다. 앞으로 보다 꼼꼼히 데스킹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수정 전) 지난해 사고금액이 42조3,347억원이

▲(수정 후) 지난해 사고금액이 4조3,347억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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