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자카르타 노선 운수권, 특정 항공사에 집중… ‘왜’
부산∼발리·자카르타, 진에어·에어부산 배분 유럽 취항 예정 티웨이, 청주∼발리 노선 확보 “정부 재산 운수권, 한번 배분하면 회수 어려워… 독과점 우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2024년 국제선 운수권 배분 결과를 두고 항공업계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인도네시아 주요 노선인 발리·자카르타 운수권이 합병을 추진 중인 대형항공사(FSC) 계열사와 합병 수혜 항공사인 티웨이항공에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올해 국토교통부의 국제선 운수권 배분에서 업계의 이목을 끈 노선은 부산∼발리·자카르타 노선과 청주∼발리 노선이다. 이 가운데 부산∼발리 노선은 에어부산(주 4회), 부산∼자카르타 노선은 진에어(주 4회)와 에어부산(주 3회)이 획득했다. 청주∼발리 노선은 티웨이항공(주 3회)이 확보했다.
먼저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은 부산∼인도네시아 발리·자카르타 운수권이 진에어와 에어부산에 집중된 점이다. 부산∼발리·자카르타 노선의 진에어·에어부산 배정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당초 부산에서 발리와 자카르타를 운항하던 항공사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기 때문이다.
진에어와 에어부산의 모기업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양사의 합병이 완료되면 진에어와 에어부산도 통합 절차를 밟고, 통합 저비용항공사(LCC)로 출범할 계획이다. 이 경우 부산∼발리·자카르타 노선은 통합 대한항공 계열이 독점하게 된다.
국토부의 이러한 운수권 배분을 두고 업계에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경쟁 제한 문제’를 고려하지 않은 결과”라고 지적한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통합항공사 외에 다른 항공사들의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지원을 해준다고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는데, 이번 운수권 배분 결과는 이러한 점이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티웨이항공에 청주∼발리 노선을 포함, 운수권이 집중된 점을 지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올해 운수권을 배분 받은 다수의 항공사는 2∼3개 운수권을 확보한 것과 달리 티웨이항공은 총 8개 노선의 운수권을 배분받았다.
티웨이항공이 올해 얻은 운수권 8곳은 △청주∼발리 △지방(부산 제외)∼몽골 울란바토르 △한∼우즈베키스탄 △서울∼뉴델리/뭄바이 △한∼카자흐스탄(알마티 제외) △인천∼키르기즈스탄 각 ‘주 3회’ 및 △한∼호주(주 300석) △한∼마닐라(주 1,323석) 노선이다.
티웨이항공은 연내 프랑스·독일·스페인·이탈리아 유럽 주요 4개국 노선에도 취항을 준비하고 있다. 사실상 이번에 배분받은 8개 운수권에 유럽 4개 노선을 포함하면 12개 노선에 신규 취항을 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유럽과 호주의 경우 현재 티웨이항공 외 LCC는 취항이 제한적인 점을 고려해야 하고, 인도와 중앙아시아 국가 운수권은 타 LCC들이 운수권 배분 신청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티웨이항공에 배분된 운수권 중 논란이 되는 노선은 청주∼발리 노선이다.
청주∼발리 노선 운수권은 이스타항공에서도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3월 재운항 이후 공격적인 투자로 항공기를 10대까지 늘렸다. 이 중 4대는 발리까지 운항할 수 있는 보잉의 차세대 항공기 737-8 기재로 확보했다. B737-8 기재 4대는 현재 LCC 중 가장 많은 규모다. 또한 이스타항공은 청주국제공항에서 국제선 운항을 확대하며 기반을 쌓았으며,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취항지가 적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청주∼발리 운수권이 이스타항공에 배분될 것으로 점쳤다.
그러나 청주∼발리 운수권은 이스타항공이 아닌 티웨이항공에게 돌아갔고, 업계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올해 운수권 배분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운수권은 정부의 재산이지만 한번 특정 항공사에 배분한 후 다시 회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며 “발리와 자카르타의 경우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운수권을 늘려주는 것이 아니라면 신규로 진입하는 게 어려운 만큼 이번 부산∼발리·자카르타 운수권 배분은 향후 통합항공사의 독점적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에어부산은 지난해 운수권 배분에서 단 하나도 받지 못해 이번에 보상 차원에서 국토부가 지원을 해준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다만 청주∼발리 운수권이 티웨이항공에 배분된 점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 국토교통부 2024년 국제선 운수권 배분 결과 https://www.molit.go.kr/USR/NEWS/m_71/dtl.jsp?lcmspage=1&id=950898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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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5. 26 | 국토교통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