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상장사’의 무기력한 행보… 적자 불어나는 나라셀라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업계 1호’ 타이틀을 달고 상장사로 거듭났던 나라셀라의 무기력한 발걸음이 지속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상장한 직후 시작된 실적 하락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주가 역시 내리막길을 면치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반등이 절실한 나라셀라가 하반기엔 어떤 행보를 보이게 될지 주목된다.
◇ 식어버린 와인시장에 실적·주가 ‘뚝’
나라셀라는 지난해 6월 국내 와인 수입·유통업계 최초로 코스닥 시장에 데뷔했다. 음주문화의 변화와 함께 와인과 위스키 등 수입주류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시점에 업계 1호 타이틀을 달고 상장한 만큼 나라셀라의 행보엔 많은 기대와 이목이 쏠렸다.
물론 상장사로 거듭나는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특성이 뚜렷한 업계에서 처음으로 상장을 추진하다 보니 기업가치 산정을 위한 비교대상 기업이 마땅치 않았고, 이런 가운데 애초 비교대상 기업에 글로벌 명품기업 LVMH(루이비통 모에 헤네시)를 포함시켜 더 큰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나라셀라는 상장 일정을 미루는 한편 두 차례에 걸쳐 기업가치 산정 방식을 뜯어고치고, 기업가치도 하향 조정했다. 그럼에도 흥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안고 코스닥 시장에 발을 내딛어야 했다.
문제는 그 이후다. 나라셀라는 상장 이전까지만 해도 매출액이 △2020년 594억원 △2021년 889억원 △2022년 1,071억원으로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는데, 상장 후 첫 실적발표였던 지난해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94% 급감했다. 여기에 수익성 또한 급격히 악화되는 모습까지 나타났다.
이러한 흐름은 이후 더욱 심화됐고, 지난해 4분기엔 영업손익이 적자전환하기까지 했다. 결국 나라셀라는 상장 첫해인 지난해 853억원의 매출액과 1억9,000여만원의 영업이익이란 초라한 실적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올해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난달 29일 공시된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나라셀라는 상반기 415억원의 매출액과 2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5.42% 줄고, 영업손익은 적자전환한 실적이다.
주가 또한 무기력하긴 마찬가지다. 상장 당시 공모가가 2만원이었던 나라셀라의 주가는 지난달 6일 장중한때 3,465원까지 떨어졌고 현재는 4,000원대 안팎에 형성돼있다. 상장 이후 한 차례 100% 무상증자를 단행한 가운데, 주가가 공모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나라셀라의 이러한 실적 및 주가 부진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음주문화 트렌트 변화가 꼽힌다. 나라셀라의 주력 분야는 와인이다. 국내 와인시장은 앞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왔으며,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음주문화가 변화하면서 더욱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의 종식과 위스키의 부상으로 와인시장의 성장세가 꺾이기 시작했고, 최근엔 경기침체까지 더해지면서 수입주류 시장 전반이 주춤해졌다.
이런 가운데, 나라셀라는 오프라인 유통망과 라인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시장 전반의 둔화를 돌파하기엔 녹록지 않은 모습이다.
하반기에도 이러한 흐름을 이어갈 경우, 나라셀라는 상장 2년차에 연간 적자전환을 마주하게 될 전망이다. 이는 ‘업계 1호’ 상장사란 타이틀을 향했던 기대와는 거리가 멀다. 나라셀라가 절실한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