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7 특임단장 “부대원들, 김용현에 이용 당한 피해자”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사태 당시 국회의사당 작전을 현장 지휘한 김현태 특수전사령부 707 특수임무단장이 “707 부대원들이 행한 모든 잘못을 제가 모두 지고 가겠다”고 밝혔다. 김 단장은 “707 부대원들은 모두 피해자”라며 “김용현 전 국방장관에게 이용당한 가장 안타까운 피해자”라고 했다.

김 단장은 9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여러분께 무거운 마음으로 깊이 사죄드린다”며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제가 아는 모든 진실을 말씀드리고 싶었으나 기회가 없는 듯하여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그는 “부대원들은 죄가 없다. 죄가 있다면 무능한 지휘관의 지시를 따른 죄뿐”이라며 “어떠한 법적인 책임이 따르더라도 모두 제가 책임지겠다”고 했다.

김 단장에 따르면, 707 부대원들은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계엄을 선포한 뒤 오후 10시 30분경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아 즉시 출동을 하게 됐다. 당시 김 단장은 국회 본청과 의원회관을 봉쇄하라는 지시를 받았는데 국회의 구조를 알지 못해 티맵을 켜고 구도를 확인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장에 도착해 보니 국회의사당이 너무 크고 도착한 병력이 한정적이어서 봉쇄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김 단장은 전했다. 유리창을 깨고 국회를 진입한 것은 건물의 출입구를 막기 위한 조치였을 뿐이라고도 했다. 김 단장은 “본회의장은 최종적으로 거길 들어가야 한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정문을 못 들어간 상황에서 정문과 관련한 이야기만 했다”고 전했다.

정치인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도 있었다고 했다. 김 단장은 “확인한 바로는 지휘통제실에서 전 국방부 장관이 계속 전화한 것을 전달하기 급급했다”며 “김 전 장관이 빨리 들어가서 국회의원 끌어내라고 한 것을 지통실에서 전달하는 형태”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한테도 (전화로) 국회의원 끌어내라는 데 가능하겠냐 이렇게 물었다”며 “그런데 현장에 도착해서 ‘진입도 불가하다’ 했더니 (사령관이) ‘그래 알겠다. 그럼 무리하지 마라’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이날 회견문에서 “저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지휘관”이라며 “부대원들을 사지로 몰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투에서 이러한 무능한 명령을 내렸다면 전원 사망하였을 것”이라며 “지금 부대원들이 많이 아파하고 괴로워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린다. 부대원들은 이용당한 피해자”라며 “오직 국가와 국민을 위해 청춘을 바치고 있는 대한민국과 군과 평화를 사랑하는 여러분들의 아들과 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워하시라. 많이 원망하시라. 하지만 절대 707 부대와 부대원들을 버리지는 말아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