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집어내라” 대통령 ‘지시’ 폭로… 야당 “대통령이 내란 수괴”

2024-12-11     권신구 기자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의 긴급 현안질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안이 통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해당 증언이 사실일 경우 이번 비상계엄 과정에 윤 대통령이 직접 관여한 것이 되는 만큼 후폭풍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대통령) 본인이 직접 지시를 구체적으로 한 것”이라며 “이건 내란죄의 수괴로서 구체적 지시니까 지금 당장 대통령을 긴급 체포하더라도 하나도 이상할 일이 없다”고 했다.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은 전날(10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자신에게 국회의원들을 끌어낼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곽 전 사령관은 “대통령이 비화폰으로 직접 전화했다”며 “‘의결 정족수가 아직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의원들을 끄집어내라’고 했다”고 말했다. 

곽 전 사령관은 지시를 듣고 어떻게 들어갈 것인지를 현장 지휘관들과 논의했다고 했다. 그러나 현장 지휘관들이 ‘안 된다’고 하는 말을 듣고 “저도 그 부분이 분명히 맞고 옳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그는 “지시 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들어가더라도 작전 병력이 나중에 범법자가 되는 문제와 강제로 깨고 들어가면 너무 많은 인원이 다치기에 차마 그건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그래서 현 위치에서 더 이상 안으로 진입하지 말라고 시켰다”고 덧붙였다. 

그간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서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모든 과정을 계획하고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에 군을 투입한 것 역시 김 전 장관의 지시였다고 군 지휘관들은 입을 모으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이 과정에 얼마나 개입했는지는 알려진 바 없었다. 하지만 곽 전 사령관의 증언 나오면서 윤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나온 만큼, 내란죄 혐의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야당은 보고 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사실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증언은 했었다. 단지 그때는 국방부 장관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실 군 생리상 대통령을 언급한다든가 이런 것을 하기에 조심스러워한다”며 “그래서 조심스럽게 일단 위의 지시인데 국방부 장관 지시를 받았다고 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검찰에 가서 수사를 받아보니 잘못 돌아간다는 걸 느꼈다고 하더라”며 “내란의 수괴는 대통령인데 자꾸 김용현 쪽으로 몰고 가고 대통령은 마치 종범처럼 이렇게 되는 분위기라서 아마 본인이 국방위에 가서 이건 얘기해야겠다고 생각을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부승찬 민주당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결국 윤 대통령이 이번 내란의 수괴라는 이야기“라며 ”김용현의 건의는 형식적인 것이고 실질적으로는 윤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움직였다고 저는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