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업계, 줄줄이 창사 이후 최대 매출 경신… 영업이익은 고환율에 하락세
제주항공 매출 2조원 목전… 티웨이 매출 전망치 1.5조원 진에어·에어부산도 역대 최대 매출… 영업이익 8.4∼8.5%↓ 선방 LCC 역대급 매출 배경 일·베트남·대만·태국 등 주요 취항 노선 정상화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가 지난해 줄줄이 창사 이래 최대 매출 실적을 경신하는 모습이다. 다만 영업이익은 고환율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대체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먼저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지난해 연결기준 잠정 영업실적이 △매출 1조9,358억원 △영업이익 799억원 △당기순이익 217억원 등을 기록했다고 10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2.3% 증가했으며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실적으로, 2조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다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52.9%, 83.8% 감소했다.
제주항공 측은 영업이익 및 순이익 감소에 대해 ‘환율’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원·달러 평균 환율은 2023년에 비해 약 56원 높은 1,365원에 달해 항공기 임차료, 정비비, 유류비 등 달러로 결제하는 관련 비용 증가에 따른 영향이 적지 않았다는 얘기다.
티웨이항공도 지난해 역대급 매출을 경신했으나 영업이익은 크게 줄었다. 아직 티웨이항공의 4분기 실적은 집계되지 않았다. 다만 최근 3개월간 증권사에서 발표한 전망치의 평균값을 산출해보면,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11% 증가하는 반면, 영업이익은 약 70% 감소할 전망이다.
티웨이항공의 경우 지난해 유럽 장거리 노선 취항을 위한 파리·프랑크푸르트·로마·바르셀로나 4개 지역의 지점 개설 및 인력 채용,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항공기 확보 등에 비용 지출이 많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달러 환율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쳐 수익성 측면에서는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나마 매출은 역대 최대급을 경신함과 동시에 LCC 업계 2위로 뛰어 오른 점이 위안을 삼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어 진에어와 에어부산도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양사는 지난해 영업이익 하락 폭이 제주항공이나 티웨이항공에 비해 적은 점이 긍정적이라 평가할 수 있다.
진에어의 지난해 잠정 실적은 △매출 1조4,613억원 △영업이익 1,667억원 △순이익 1,000억원 등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매출은 14.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8.5%, 25.3% 감소한 실적이다.
에어부산은 지난해 창립 이래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에어부산의 잠정 실적은 △매출액 1조68억원 △영업이익 1,463억원 △순이익 24억원 등으로, 매출은 13.1% 성장했다. 다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8.4%, 97.7% 하락했다.
에어부산 측에서도 수익성 하락에 대해 “고환율·고유가에 따른 외생적 변수에 더해 사업량 확대로 인한 운항 비용 등의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영업이익 하락 폭이 8%대로, 타사 대비 적은 수준이었다.
지난해 LCC 업계의 매출이 역대급을 기록한 배경에는 일본 노선 정상화가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한일노선을 이용한 여객 수는 총 2,514만3,11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전까지 한일노선 여객 수가 가장 많았던 때인 2018년 2,135만896명 기록을 17.8% 웃도는 성적표다.
또한 일본정부관광국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여행객은 881만7,800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698만명)과 대만인(604만명)보다 많다.
이 외에도 중단거리 노선인 베트남·대만·필리핀·태국·홍콩 등 노선 이용객도 전년 대비 전부 성장세를 기록했고, 이 가운데 베트남 노선 여객 수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실적을 넘어서며 완전한 회복세를 보였다.
LCC 업계에서는 올해도 역대급 실적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전략적인 노선망 구축과 함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효율적인 항공기 운항에도 힘쓸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차세대 항공기인 보잉 737-8 기재를 지속적으로 구매 도입해 여객기 평균 기령을 낮추는 동시에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B737-8 기재는 기존 737-800 등 737NG 계열 대비 연료를 15% 이상 적게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료 소모를 줄여 비용 지출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여기에 계약 기간이 만료된 리스 항공기를 반납하고 신규 항공기를 구매 도입하는 항공기 운용 방식의 변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이익구조를 갖춰 연간 14% 가량의 운용비용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장거리 노선 안정화와 동시에 오는 6∼7월부터는 캐나다 밴쿠버에도 신규 취항할 계획이다.
진에어는 에어부산·에어서울과 통합을 추진할 예정이다. 3사 통합 LCC가 출범하면 매출 규모에서는 LCC 업계 1위로 올라 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의 중복 노선을 일부 정리하고 신규 취항지 발굴 등으로 효율적인 기단 운용을 통한 수익성 개선도 점쳐진다.